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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취임 이래 첫 집단 탈북 … “중국이 묵인했다”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해외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 귀순은 북한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취임한 이래 첫 집단 탈북이다. 북한 당국은 이틀이 지난 10일까지도 이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할 경우 출신 성분이 좋은 인사들 중 사상 검증 등의 엄격한 절차를 거쳐 선발한다. 파견 뒤에는 서로를 견제할 뿐 아니라 국가보위부 요원을 동원하는 감시 시스템까지 만들어 놓았다. 이번 집단 귀순은 이런 시스템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준다. 집단 탈북의 공식도 바뀌었다. 서강대 김영수(정치외교학) 교수는 “북한 당국으로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셈”이라며 “이번 귀순은 지금까지의 탈북과는 패턴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① 성분 구별이 없어졌다=집단 탈북이 앞으론 릴레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익명을 요청한 정보 당국 관계자는 10일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만큼 상납금을 채우지 못한 이들이 상당수며 이들 가운데 동요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 이번에 입국한 여성 중 일부가 “대북제재가 심화되면서 북한 체제에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고 보고 희망이 있는 서울로 탈출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해외 북한 식당의 매출이 줄면서 일부 폐업하는 동향도 있고 식당의 절반가량은 상납금 조달도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사회 동요로 이어질 수 있는 움직임도 일부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달 초 노동당 7차 대회를 앞두고 특별 상납금 등을 무리하게 요구하면서 이런 식의 집단 탈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② 감시 체제 구멍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의 감시 시스템이 살아 있다면 집단 탈북은 불가능했다. 해외 식당 종업원들은 식료품을 사러 가거나 목욕탕에 갈 때도 2인1조로 가는 등 심한 통제를 받는다. 보위부 요원이 파견돼 종업원들을 감시하고 관리한다.

탈북자 출신인 현인애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번의 경우 탈북자들끼리 내부 담합을 했다는 점에서 놀랍다”며 “‘생활 총화’라고 불리며 2일, 1주일, 한 달, 분기별로 서로 자아비판과 호상(상호) 비판을 하는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병광 동북아연구실장은 “제재 국면에서 북한이 상납금 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주민에 대한 관리·감독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도 (한국 정부) 발표 이전부터 인지하고 여러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상황에서 터진 만큼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김 교수는 “핵심 및 주요 계층에 금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③ 중국의 묵인 또는 방조=집단 탈출이 중국을 통해 이른 시일 내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길어야 2주일 정도 전 탈북 의사를 밝힌 이들이 이렇게 빨리 들어왔다는 것은 (한·중) 공안 당국 간의 협조가 있었다는 의미”라며 “중국이 적어도 묵인했거나 협조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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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대북제재 효과와 관련해 북·중 접경지대 일부 주민이 운영하는 사설 시장인 장마당에서 쌀 등 생필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주민들 사이에선 ‘핵실험에 쓸 돈으로 쌀 한 자루씩 공급해 주면 절을 하겠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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