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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토큰 넣고 탄다는 샌더스 교통카드 5번 긁고 겨우 탄 힐러리

‘서민의 발’인 지하철은 정치인들이 유권자에게 구애를 펼치기 딱 좋은 곳이다. 미국 대선이라고 다를 바 없다. 더구나 거대 도시 뉴욕의 지하철은 뉴요커들의 애환이 숨쉬는 공간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뉴욕 지하철을 무대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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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크스 양키스타디움역에서 지하철 개찰구를 지나가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클린턴은 다섯 차례 시도 끝에 겨우 개찰구를 통과했다. [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오전 브롱크스 161가 양키스타디움 역. 클린턴은 “뉴요커인 것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지하철을 탈 때 토큰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토큰이 메트로카드로 바뀐 것은 나의 상원의원 첫 번째 임기 중이던 2003년이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클린턴의 언급은 샌더스의 ‘실언’을 꼬집은 것이다. 샌더스는 지난 1일 뉴욕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하철을 어떻게 타느냐’는 질문에 “토큰을 구입해 타면 된다”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는 “약 1년 전에 (뉴욕에서) 지하철을 탔다”고도 했다. 지하철 탑승 수단이 10년도 훨씬 전에 토큰에서 카드로 바뀌었는데도 엉뚱한 대답을 한 것이다. 질문자가 ‘틀렸다’고 지적하자 샌더스는 “(개찰구의) 회전문을 뛰어넘으면 된다”고 농담으로 실수 순간을 넘겼다.

그러나 이렇게 샌더스를 비웃은 클린턴도 정작 지하철을 타는 데 곤란을 겪었다. 카드가 읽히지 않아 다섯 번이나 긁고야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었다. ‘리얼 뉴요커’의 이미지를 과시하려던 시도가 어긋난 것이다. USA투데이는 “클린턴 전 장관이 1년여 만에 처음 지하철을 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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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지하철을 타고 워싱턴 의회 의사당을 찾은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 이날 샌더스는 “지하철 타는 방법을 아느냐”는 지역 일간지 기자의 질문에 “토큰을 개찰구에 넣고 들어가면 된다”고 틀린 답을 했다. [AP=뉴시스]

지하철 에피소드는 클린턴과 샌더스 양 진영의 감정 대립이 얼마나 격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양쪽은 ‘대통령 자격’ 시비로 날이 설 대로 선 상태다. 클린턴은 이날 기자들에게 “왜 샌더스가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샌더스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말한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노(No). 전적으로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일각에선 양쪽 감정의 골이 깊어 전당대회 이후 민주당의 단합에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뉴욕과의 특수 연고를 강조하며 바닥을 훑고 있다. 클린턴은 “내게 세 번이나 표를 줬던 뉴욕 유권자들을 신뢰한다”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두 차례의 연방 상원의원 선거와 2008년 대선 프라이머리에서 자신이 선택받은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샌더스는 브루클린에서 나고 자라면서 공립학교를 다닌 뉴욕 토박이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최근 브롱크스 유세에서 “뉴욕에서 태어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지역 공화당 유력 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뉴욕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줄리아니는 뉴욕포스트에 “트럼프의 모든 공약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와 이민·안보 분야의 견해는 지지한다”며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 대해선 그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뉴욕적 가치’를 비판한 것이 오히려 그를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줄리아니는 “진보적인 민주당 가치를 공격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을 나도 안다”며 “그러나 여기는 뉴욕이고 우리는 가족이다. 내가 뉴욕을 소재로 장난칠 수는 있어도 그는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는 1990년대 범죄율을 크게 낮추면서 인기를 얻어 뉴욕에서 공화당 출신으론 드물게 시장 연임을 했다. 줄리아니의 트럼프 지지는 크루즈의 뉴욕 공략이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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