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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초혼 30대 진입, 출산 때 놓친다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박정훈(35)씨는 지난해 결혼했다. 2년 연상인 부인과 3년 전 연애를 시작했지만 결혼을 서두를 수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직장을 옮겼던 데다 신혼집조차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씨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각 28세, 24세일 때 결혼했다. 박씨의 장인과 장모 역시 27세, 24세에 결혼했다. 불과 한 세대 만에 결혼 연령이 약 열 살 가까이 늦춰진 셈이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이 30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신부의 평균 나이는 30.0세로 1년 전(29.8세)보다 0.2세 상승했다. 2003년(30.1세) 일찌감치 30대로 올라선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지난해 32.6세까지 올라갔다. 1년 전에 비해 역시 0.2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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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여성 25.3세, 남성 28.4세)과 비교하면 20년 만에 초혼 연령이 여성은 4.7세, 남성은 4.2세 각각 올라갔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안정된 직장을 갖기 점점 어려워지고,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이 높다 보니 초혼 연령이 점점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역별 초혼 연령의 차이에서도 엿보인다. 전국에서 집값과 전셋값이 가장 비싼 서울(남성 33.0세, 여성 30.8세)은 초혼 연령 역시 가장 높았다.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울산은 남성 초혼 연령(32.0세)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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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조차 줄고 있다. 지난해 총 30만2800건으로 1년 새 0.9%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5.9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의 주 연령층인 20대 후반~30대 초반의 남녀 인구가 전년보다 20만 명가량 줄어든 데다 경기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혼을 안 하니 이혼도 준다. 지난해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은 2.1건으로 97년 이후 가장 낮았다. 이혼의 주류도 중노년층의 ‘황혼 이혼’이 됐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 가운데 혼인 기간 20년 이상이 29.9%로 가장 많았다. 90년 결혼한 지 채 5년도 되지 않은 신혼 이혼이 32.6%로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만혼 증가와 결혼 감소는 ‘저(低)출산’ 악화로 이어진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스웨덴·프랑스는 한국보다 초혼 연령이 높긴 하지만 동거가 사회적으로 인정돼 출산 연령은 한국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만혼이 늘고, 결혼이 줄면 출산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는 만큼 지금 혼인율 회복, 저출산 대책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빈약하기만 한 정당별 저출산 공약에서 드러나듯 정부·정치권 모두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본지 4월 7일자 10면>

세종=조현숙 기자, 장원석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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