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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 막으려 미얀마 달려간 왕이… 수지 중국과 우호 확인”

중국과 일본 정부가 발빠른 외교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외교무대는 총선 후 지난 2일 새 정부가 출범한 미얀마와 핵협상 타결로 서방사회에 문호를 개방한 이란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5일 미얀마로 달려가 아웅산 수지 여사를 만났다. 미얀마 민주화를 이뤄낸 뒤 외무장관에 취임한 수지의 첫 회담 상대가 된 것이다. 수지는 지난달 30일 외무장관에 취임했고 대통령실 대변인을 겸임할 예정이다. 왕 부장은 또 1박2일간의 방문기간 중 틴 쩌 대통령도 예방한다. 지난 1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자마자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란을 방문했던 사례를 연상시키는 발빠른 외교 행보의 연속이다.

이날 회담에서 왕 부장은 미얀마 문민 정부 출범과 수지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는 한편 양국간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수지 장관은 “새 정부 출범 직후 이뤄진 중국 외교부장의 방문이 양국의 우호 관계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미얀마 새 정부 간의 관계 강화는 시 주석의 굳은 의지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달 중순 틴 쩌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냈다. 과거 중국은 미얀마 군부정권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는 한편으로 민주화 이후 출범할 새 정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일찌감치 공을 들였다. 지난해 6월에는 공산당 초청 형식으로 수지를 포함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단의 방중을 성사시키고 시 주석이 면담하는 등 국빈 대접을 하기도 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야당 당수 신분이던 수지 여사의 방중에 대해 일선 실무자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자 시 주석이 반드시 성사시키라고 독려해 이뤄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얀마 새 정부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민주화 이후의 미얀마가 미국 등 친서방으로 기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얀마와의 사이에 가스관을 연결하는 등 자원·물류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해 왔으며 시 주석이 내세운 일대일로 경제권 구축 전략에서도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길목인 미얀마를 중시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오는 8월쯤 이란을 방문해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5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이 성사되면 현직 일본 총리로는 1978년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당시 총리 이후 38년만이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이달 하순 시작되는 ‘황금 연휴’ 기간 이란을 먼저 방문하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7월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된 직후부터 8100만 명의 인구와 한반도 면적의 7.5배에 이르는 광활한 이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8월 27~28일 케냐에서 열리는 제6회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 참석하기 직전 또는 직후에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각각 세계 4위, 2위이고 아연·철광석 매장량도 10위권인 이란을 상대로 자원외교에 나설 전망이다. 일본 기업의 이란 진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양국 정부가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을 위해 조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국가들을 함께 방문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키에 여사는 이란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환경부 장관인 마수메 에브테카르를 만나 여성 활약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미리 만날 가능성도 높다. 일본 외교 소식통은 “아키에 여사의 방문이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지난해 10월 이란을 방문해 경제협력과 환경, 의료, 무역투자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는 ‘일본·이란 협력협의회’를 설치하기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과 합의했다. 이후 일본은 올해 1월 대(對)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했고 2월엔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도 이란 시장 진출을 위해 관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란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1월 말 청와대가 밝혔다.

베이징·도쿄=예영준·이정헌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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