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틴틴 경제] 오픈 이노베이션이 뭔가요?

외부 연구소·기업과 성과 공유해 ‘혁신기술’ 이끌어내는 거죠
 
기사 이미지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국내 제약사인 한미약품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세계 10위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조한다고 들었어요. 오픈 이노베이션이 뭔가요, 그냥 이노베이션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A. 틴틴 여러분, 학교 친구들과 프로젝트 활동을 하거나 보고서를 함께 써본 적 있나요. 주제 정하기부터 조사하기, 보고서 쓰기(또는 실행하기)까지 혼자 알아서 척척 잘 하는 사람도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할 때 더 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프로젝트 활동을 다 끝내는 사람은 일단 실력자 맞습니다. 다만, 걱정은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리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죠. 그럼 나와 재능도 성격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하는 경우를 상상해 볼까요. 각자가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가진 재능을 최대한 발휘해 보고서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완성작을 제출하기 전에 서로 의견을 물어 보완할 수도 있고요.

다만, 이런 성과를 내려면 각자가 특정 분야에서 실력을 갖춰야 하고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또 서로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합리적으로 대화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좋아야 합니다. 협업을 잘해야 한다는 건데 사실 이 과정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지요.

이런 각기 다른 방식을 기업의 기술혁신 과정에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회사 내부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는 데 투자하는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이른바 ‘폐쇄형 혁신’이죠. 두번째 방법이 ‘개방형 혁신’, 즉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에요. 서로 각자 가진 자원을 내놓고 공유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기사 이미지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말은 미국 버클리대학의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 처음 제시한 개념입니다. 기업이 연구·개발·상업화 과정에서 기업이 가진 내부 자원을 외부에 공개·공유하면서 혁신을 위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업 외부의 대학·연구소 혹은 다른 기업에서 끌어오는 방법을 뜻합니다. 기업 간 경계를 허무는 개방성이 특징이죠. 

글로벌 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혁신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은 높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버클리대학과 독일의 프라운하퍼연구소가 2012년 미국·유럽의 기업 284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8%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테크 기술 분야에선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기업이 91%에 달했습니다.

최근 들어 오픈 이노베이션이 더 각광받는 이유는 기술혁신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해지면서 시장을 압도할만한 기술을 기업 한 곳이 모두 감당하기엔 비용도 위험도 너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기사 이미지

국내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사례로 꼽히는 한미약품도 그런 경우입니다. 지난해 8조원에 가까운 신약 개발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에 수출한 한미약품은 2010년부터 외부 연구개발(External R&D)팀을 만들었다고 해요. 사내에서 출발한 연구개발을 통해 의약품 개발에 성공한 비율보다 외부 R&D 결과물이 제품 상업화에 성공한 비율이 3배에 달했다고 합니다.

좀더 쉬운 사례를 소개해볼까요. 전세계 스마트폰 10대 중 8대에 깔려 있는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아시죠. 이 안드로이드도 오픈 이노베이션이 낳은 성공 사례로 유명합니다. 작은 스타트업 안드로이드의 잠재력을 알아본 구글은 2005년 안드로이드를 인수해 내부 개발력과 시너지를 발휘, 뒤쳐졌던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구글의 내부 개발자들끼리만 똘똘 뭉쳤다면 오늘의 안드로이드 세계는 없었을 겁니다.

 
기사 이미지

테슬라는 2014년 전기차 관련 핵심 특허를 공개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시도했다. 사진은 모델S.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2014년 6월 보유하고 있던 핵심 특허들을 전세계에 공개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특허는 핵심 경쟁력이나 다름없는데 왜 그랬을까요. 구글과 비슷합니다. 뒤쫓아오는 기업들과 유관 산업들이 테슬라의 기술을 토대로 전기차를 개발하면 테슬라의 기술은 더 빨리 진화하며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기술개발 단계 뿐만 아니라, 제품 기획부터 생산·마케팅까지 비즈니스의 거의 전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공동 연구개발, 지분 투자, 인수합병, 합작사 설립 같은 기존의 오픈 이노베이션 유형에 꼭 들어맞지 않는 새로운 사례들도 많아요. 급성장한 정보기술(IT) 기업 중국 샤오미가 그렇습니다.

샤오미는 미펀(米粉)으로 불리는 샤오미팬 수백만명과 수천만 사용자들로부터 개선점과 아이디어를 듣고 샤오미 제품에 반영하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매주 목요일마다 일주일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샤오미 운영체제와 앱은 소비자를 오픈 이노베이션 파트너로 대접하는 샤오미의 개방성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샤오미는 이것이 샤오미의 창업정신인 ‘참여감’(參與感·Engagement)이라고 강조합니다.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이 제품에 내 의견을 더해 더 개선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파는 것이지요.

오픈이노베이션은 쉽지는 않답니다. 자신 만이 보유하고 있던 신기술이나 특허를 외부와 공유하면 경쟁사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겠죠.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 많은 국내에선 더욱 쉽지 않은 도전일 수 있고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래도 오픈 이노베이션에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LG경제연구원 장성근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을 일시적인 유행으로만 본다면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며 “내부 구성원들이 외부 전문가나 소비·사용자를 잠재적인 경쟁자로 여기고 외부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활용하는 것을 꺼린다면 지속적인 생존과 발전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