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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기자의 '한끼라도'] 서울에서 만나는 프랑스 미식 축제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여기저기서 ‘프랑스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프랑스 예술가 쟝-샤를 드 가스텔바작의 예술품이 설치됐고, 지난 20일에는 서래마을에서 매년 열리는 프랑스 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가장 신나는 건 미식가들일 겁니다. 광화문 미식 축제, 호텔 갈라 디너가 곳곳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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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일환인 프랑스 요리명장 알랭 뒤카스가 주관하는 ‘구드프랑스(Goût de France)’는 어제 열렸습니다. 구드프랑스는 1912년 시작된 역사 깊은 축제입니다. 취지는 ‘프랑스 음식이 유명하니 날짜를 하루 정해 전세계에서 우리 음식을 먹고 마시자’는 거였습니다. 그게 10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어지는 거지요.

전세계 셰프들은 정해진 기간내 홈페이지(www.goutdefrance.com)에 창의적인 코스 메뉴를 등록합니다. 매년 가이드 라인이 달라지는데 올해는 ‘곡물을 활용한 건강한 음식’에 초점을 맞추라고 했답니다. 알랭 뒤카스 위원회에서 내용을 검토한 뒤 셰프를 나라별로 선정합니다. 올해 2회를 맞는 서울 구드프랑스에는 삼청동 ‘르꼬숑’, 팔판동 ‘아 따블르’, 청담동 ‘랩24’, 세종시 ‘서승호레스토랑’, 부산 ‘메르씨엘’을 포함해 총 11개의 식당이 선정돼 21일 밤 일제히 ‘프랑스의 밤’ 만찬을 선보였습니다.

저는 그날 밤 삼청동 르꼬숑에 있었습니다. 프랑스대사관 도미닉 부테르 상무참사관과 파스칼 뷔쉬 경제참사관이 참석해 음식이 나올 때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식재료와 조리법에 관한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둘 다 요리를 좋아하고 가족들, 친구들과 음식을 나누며 평생을 보낸 ‘푸디’(Foodieㆍ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라서 ‘생자크는 마르세이유의 해산물 소스로 만든다’거나 ‘이 크림소스는 노르망디 스타일’이라는 얘기가 술술 흘러나왔습니다.
흔히들 프랑스 음식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클래식한 고급 미슐랭 식당을 생각하기 마련이지요. 파스칼 경제참사관 말에 따르면 오히려 프랑스 사람들은 가정식을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들에게도 미슐랭 식당 음식은 특별한 날 먹는 음식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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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알랭 뒤카스 위원회의 선택을 받을 만했습니다. 채소 수프에 치자를 넣어 풍미를 돋운다든지, 빵에 발라 먹는 크림버터에 달래를 으깨 넣어 봄의 향을 더했다든지 셰프의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호박과 해산물에 생선 소스를 부은 생자크 요리를 먹을 때는 마르세이유 항구를 여행하는 기분이었고, 에푸아스를 먹을 때는 부르고뉴의 치즈 농장에 와있는 것 같았습니다. 도미니크 상무참사관은 ‘북쪽 파리부터 남부 마르세이유까지 두 시간 동안 프랑스 전역을 둘러본 것 같다’고도 말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봄바람이 불면서 집에만 있기 아쉬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외식하는 것도 기분전환에 도움이 될 겁니다. 아직 남아 있는 미식 축제는 이번주 금ㆍ토요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소 프렌치 딜리셔스 푸드 페스티벌’입니다. 에릭 트로숑, 필립 위라카, 크리스토프 도베르뉴 같은 프랑스 장인 셰프들이 쿠킹 쇼를 열고 한식과 프랑스 음식을 결합한 기발한 거리 음식이 광장을 메울 예정입니다.

젊은 날 파리에 머물렀던 소설가 헤밍웨이는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는 책을 통해 파리의 거리와 맛과 분위기를 예찬했지요. 그 파리가 이번 주말 광화문광장에 잠깐 들렀다 갑니다. 한끼라도 맛보고 가세요.

강남통신 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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