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박형수 기자의 '학창 시절'] "공부하라" 잔소리 대신 건넬 책 두 권

문법에는 '호응'이라는 게 있습니다. 앞에 있는 말에 따라 서술어가 결정된다는 의미입니다. 일례로 '결코'라는 말이 쓰이면 부정 의미의 서술어가 나와야 합니다. '결코 결백하다"는 말이 안되고, '결코 죄지은 일이 없다'라고 쓰는 게 옳은 문장이지요.

'공부해라'는 말에는 마치 호응처럼 따라붙는 말이 있습니다. '귀에 못이 막히도록 들은 말'이라거나 '잔소리'라는 표현들입니다. 실제 호응은 아니지만, 거의 항상 같이 쓰이는 말이라 마치 호응처럼 느껴집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잔소리=공부해라'가 당연히 성립하는 말처럼 들리는 거죠.

저는 학창시절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공부하라'는 말을 좀처럼 알아먹기가 힘들었습니다. 선생님도, 부모님도 "공부하라"고 말씀하시고, 저 자신도 "공부해야 한다"고 말은 하는데 대체 무엇을 하는 게 공부인지 정확히 몰랐던 겁니다. 그저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노트 필기 하고 나면 딱히 더 할게 없어서 자습 시간에도 빈둥빈둥 놀며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지요.

공부가 하기 싫다거나 반항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만약 그때 누군가 저에게 "공부하라"는 말 대신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라"거나 "교과서를 밑줄 그어가며 읽고, 문제집도 풀어보라"고 공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알려줬다면 학창시절을 훨씬 알차게 보냈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는데, 공부가 뭔지조차 몰랐던 어리숙한 사람은 저말고 더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혹시 '공부가 뭐야?'라는 궁금증을 속으로만 감추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도움이 될만한 책을 추천합니다.
 
기사 이미지

첫번째 책은 『3색볼펜 읽기 공부법』입니다. 제목 그대로 삼색 볼펜을 활용해 읽기 능력을 키워 주는 방법을 소개한 겁니다. 저자는 독서를 '적극적 수동성'을 배울 수 있는 최적의 활동이라 말합니다. 적극적 수동성이란 수동적 행위를 적극적으로 하는 자세라는 의미로 저자가 직접 만든 말인데 남의 지식을 배운다는 수동적 행위가 곧 학습이라면, 이 행위를 적극적으로 할 때 제대로 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책에 공감이 갔던 건 '공부'의 의미를 몰라 헤맸던 학창시절 저의 경험을 속시원하게 설명해준 대목이 있어서입니다. "독서를 지도할 때 ▷제대로 읽어라 ▷행간을 읽어라 ▷작가의 마음을 헤아려라 같은 말로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그라나 나는 이러한 말들이 마치 야구 경기에서 타석에 선 타자에게 '잘 쳐'라고 조언하는 코치의 말처럼 무성의하게 들린다"는 부분입니다.

성의있는 코치를 자처한 저자는 '읽기도 기술이 필요하다'며 삼색 볼펜을 활용해 읽는 방법을 소상히 설명하고, 실천 예까지 실어놔 정확히 익힐 수 있게 풀어놓았습니다. 3색을 사용해 제대로 밑줄을 그을 줄 안다면 읽기의 질을 훨씬 높이고 책 내용을 폭넓고 풍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설명도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설득력이 있습니다. 단순히 '공부 기술'뿐 아니라 공부에 대한 자세와 방법이 상세하게 수록돼 있어 일독을 권합니다.
 
기사 이미지

두번째는 『파란펜 공부법』입니다. 『3색볼펜 읽기 공부법』에 비해 문장은 훨씬 선동적입니다. "파란펜만 제대로 활용한다면 절대 외워지지 않던 영어 단어가 외워지고, 열등생에서 우등생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다소 억지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읽다보면 단지 파란펜의 마법같은 효과만 강조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노트 필기를 할 때는 '중요한 것만 적자'는 생각을 버리고 '전부 다 적자'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중요한 걸 골라가며 적는 편집 능력이 생긴다' '노트는 여러 권에 나눠 쓰지 말고, 한 권에 시간 순서대로 적어라. 그러면 노트 한 권을 다 쓰는 속도가 빨라지고 성취감이 생겨 다음 공부에 속도가 붙는다'과 같은 구체적인 조언도 여럿 발견할 수 있습니다.

파란펜을 기본으로 쓰되, 필기에 익숙해지면 '적녹청' 세가지 색을 사용하라는 조언도 등장합니다. 빨간색은 중요한 내용을, 녹색은 깨달음이 생겼을 때, 파란색은 기억해야 할 사항을 적으라는 분류 기준도 함께 제시합니다. 이 기준은 『3색볼펜 읽기 공부법』에서 색깔에 의미부여를 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신기합니다.

강남통신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박형수 기자의 '학창시절']
아무 때나 할 수 있다 생각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수능 만점자의 조언
▶프랑스 엄마처럼
▶성공의 열쇠는 IQ가 아니라 GRIT다
▶전교 1등 엄마들의 공통점

▶강남통신 기사를 더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