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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연고전…연세대는 올 완공, 고려대는 삽도 못 떠

고려대와 연세대는 전통의 사학(私學) 라이벌로 불린다. 각각 개교 100년이 넘은 두 대학은 성적, 사회진출도, 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며 비교가 돼 왔다.

하지만 기숙사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연세대는 기숙사 수용률이 31.2%에 달하지만 고려대는 10.5%에 불과하다. 연세대는 재학생 3명 중 1명꼴로 기숙사 생활이 가능한 반면 고려대는 10명 중 1명꼴이라는 의미다. 라이벌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격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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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올해 12월 1100명을 수용하는 연세대의 신축 기숙사가 완공되기 때문이다. 결국 연세대는 올해 말이면 재학생 2만7453명 중 9667명의 기숙사 수용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고려대는 수용인원이 2749명으로 변함이 없다.

사정은 이렇다. 두 대학은 2014년 각각 관할구청인 성북구(고려대)와 서대문구(연세대)에 기숙사 건축 허가를 신청했다. 연세대는 캠퍼스 안에 자리 잡은 안산에, 고려대는 캠퍼스 밖에 있지만 학교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개운산에 짓겠다고 했다.

하지만 공히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학교 인근에 자리 잡은 하숙집과 원룸 주인 등이 나서 ‘산지나 공원으로 지정된 땅에 학교 시설을 지어선 안 된다’며 구청에 끊임없이 반대 민원을 넣었다. 이에 대한 두 구청의 대응은 정반대였다.

서대문구는 “학교 내 산지는 학교 부지로 보는 게 맞고, 산지라고 해도 구청장의 권한으로 산지전용 허가할 수 있다”며 연세대 측의 손을 들어 줬다. 반면 성북구는 “주민들을 설득할 방안을 보완하라”며 고려대가 낸 건축허가 신청서를 반려했다. 이후 고려대는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기숙사 신축안도 사실상 백지화됐다.

공교롭게도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연세대 경영학과 74학번,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6학번 출신이다.

이 때문에 고려대 측에서는 “성북구청장은 모교의 발전에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일은 두 학교만의 상황은 아니다. 대학생들의 주거난이 심화되면서 서울의 각 대학은 기숙사 확충에 부심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대학생의 월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40%에 육박한다. 하지만 서울 내 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10%대 초반을 맴돌고 있다.

대학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도 지지부진하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행복기숙사’를 만들어 전국 기숙사 수용률을 30%까지 늘리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SH공사도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 ‘희망하우징’을 내놨으나 대부분 등촌동·쌍문동·역촌동·가좌동 등에 지어졌다. 서울 주요 대학 캠퍼스와 멀리 떨어진 곳이라 정작 대학생 주거문제 해소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려대생 최종원(경영학 4)씨는 “기숙사가 비싸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고려대와 연세대의 기숙사비(2인실)는 각각 월 28만8000원과 29만7000원으로 인근 하숙비보다 10만원가량 저렴하다.

기숙사를 둘러싼 대학과 지역 주민 간 마찰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기숙사의 운명이 구청의 해결방식에 따라 엇갈리는 현상도 벌어진다. 서대문구는 대학들의 손을 들어 주는 쪽이다. 이화여대가 2014년 인근 안산에 2500명 규모의 기숙사를 짓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을 때도 기숙사 신축안은 통과됐다. 덕분에 기숙사 수용인원이 2749명에 불과했던 이화여대는 기숙사가 완공되는 7월부터 수용률이 8.7%에서 20.1%로 늘어난다. 반면 홍익대는 2014년 마포구가 기숙사 건축신청을 허가하지 않자 법원에 소송을 냈고 여기서 승소해 지난해 6월 착공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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