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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주차장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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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월드’ 테마공원 엡콧 센터에 딸린 주차장은 미국에서도 가장 넓다. 면적 65만㎡로 미식축구장 122개 크기이며 차량 1만2000대를 세울 수 있다. 구글 맵에서 보면 엡콧 센터와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 디즈니는 테마공원을 찾는 방문객을 위해 공원 크기와 맞먹는 주차장을 지었다.

사실 디즈니만 그런 게 아니다. 자동차는 전체 시간의 평균 95%를 주차된 채 보낸다. 우리는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를 사지만 차가 실제로 움직이는 시간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러니 집과 사무실, 쇼핑몰 등 도처에 주차장이 수없이 필요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주차공간(차량 1대 기준)은 약 10억 개다. 승용차와 소형 트럭이 모두 합해 2억5300만 대인데 비하면 주차공간은 그 4배다. 전체 주차공간을 합친 면적은 코네티컷주보다 크다.

미적인 측면에서 주차공간은 도시를 추하게 만든다. 경제적으로도 비용이 많이 든다. 연구에 따르면 워싱턴주 시애틀의 경우 주택·아파트 임대료의 15% 이상이 주차장 건설 비용에서 비롯된다.

주차공간을 찾느라 도심을 헤매는 차들이 내뿜는 매연도 엄청나며 여름철엔 아스팔트가 열기를 흡수해 도시를 데운다. IBM 조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도시 운전자들은 주차공간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0분이다. 그만큼 연료가 낭비되고 온실가스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환경적으로나 미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주차가 큰 문제다.

그러나 사상 처음으로 도시 전문가들이 주차 문제의 끝이 보인다며 흥분하고 있다. 그들은 사회적·기술적 변화로 주차공간이 대폭 줄어드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고 믿는다. 사회적으론 자가용이 필요 없는 도심에서 살려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들은 자가용 대신 승차공유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기술적으로는 자율주행차가 급속히 부상한다. 구글이 개발한 모델은 거의 무사고로 160만㎞ 이상을 주행했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자율주행차가 10년 안에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특히 택시·트럭 운전기사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도시계획과 환경 측면에서 보면 자율주행차의 혜택이 크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자동화를 통해 차들이 스스로 알아서 탑승자가 많은 곳으로 이동해 한꺼번에 여러 명을 태울 수 있어 승차공유가 최적화된다. 자율주행차 1대가 기존 승용차 12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주차공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다.

도시교통 전문가 게이브 클라인은 “지금까지 주차 문제는 손댈 수 없는 성역이었지만 이젠 다르다”고 말했다. “주차공간을 대폭 없앨 수 있다면 다른 용도로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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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조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도시 운전자들이 주차공간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0분이다.

미국은 1940∼50년대 자동차 이용이 폭증하면서 주차장을 애지중지하게 됐다. 차가 급속히 늘어나자 도시 지도자들은 노변 주차공간이 곧 부족해진다고 판단했지만 시민의 반발이 두려워 차량 소유를 만류하거나 대중교통을 확충할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대신 주택이나 건물 건축시 최소한의 주차공간 확보를 의무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무실 건물이나 아파트를 지으면 반드시 주차 시설도 갖춰야 한다. 주택의 경우 1가구에 주차 공간 2개가 의무화됐다. 전반적으로 시당국이 필요한 최대 주차공간을 계산해 업자들에게 짓도록 요구했다.

캘리포니아대학(LA 캠퍼스) 도시계획과 교수 도널드 슈프는 일찍이 1960년대에 주차공간의 급속한 증가를 보고 충격 받았다. 그는 대다수 사람이 주차공간을 ‘무료’라고 생각한다는 게 문제라고 판단했다. 무슨 건물을 짓든 주차장 확보가 의무화되면서 그 비용이 부동산 가격에 더해졌다. 도로변의 무료 주차공간은 시 당국이 비용을 부담해 건설하고 보수·유지한다. 그 비용이 소비자와 납세자에게 돌아가지만 항목화되지 않아 무시하기 쉽다. 또 차를 소유한 사람만 득을 봐 불공평하다.

시 당국은 건축업자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많이 짓도록 강요하진 않지만 주차공간에 관해선 규정에 맞게 충분히 지어야 한다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 주차 컨설팅업체 넬슨 나이가드의 제프리 텀린 대표는 “사람을 위한 ‘침실’은 가족 수에 맞게 갖출 필요가 없지만 차를 위한 ‘침실’은 대수에 맞게 지어야 한다는 게 모순”이라고 말했다.

그럴 만한 이유도 있다. 주차 문제가 가장 큰 민원거리이기 때문이다. 주민은 주차공간이 충분치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고 정치인에게 불만을 표한다. 슈프 교수는 “우리 모두 주차 문제라면 본능적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라 정치인은 유권자에게 주차가 무료이며 공간이 많다고 기대하도록 유도했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를 가나 차를 몰았다. 그러면서 주차공간은 더 늘어갔다. 그러다 보니 자가용이 미국인의 주된 이동수단이 됐다. 미국 통계국의 2005년 자료에 따르면 직장이 위치한 곳과 같은 도시에 사는 근로자의 76.4%가 혼자 차를 몰고 출퇴근했다. 대중교통 이용자는 7.8%에 불과했다. 주차 문제가 고질화된 것이다. 적어도 10년 전까진 그랬다. 그러다가 자동차와 우리 사이의 관계에서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호주 커틴대학의 제프 켄워시 교수는 지속 가능성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세계 주요 도시의 이동수단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자동차 이용의 증가 속도가 느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동차 이용률은 1960년대 42%, 1980년대엔 23% 늘었다. 1995∼2005년엔 5% 증가에 그쳤다. 영국 런던이나 미국 휴스턴 같은 도시에선 자동차 이용률이 오히려 줄었다. 켄워시 교수는 “자동차의 지배력이 쇠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유가 뭘까? 부분적으론 휘발유 가격 인상이었다(최근 들어 유가 하락으로 상당히 내려갔지만 2000년대 초 크게 오른 뒤 계속 거의 내리지 않았다). 자동차 보험료도 계속 올랐다. 그러나 켄워시 교수는 ‘마르체티의 장벽’도 관련 있다고 본다.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케사레 마르체티는 1994년 고대 로마 시대부터 대다수는 일터 통근에 1시간 이상 걸리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이론에 따르면 직장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 벽에 부닥쳐 직장 가까이 이사하거나 새 직장을 찾는다. 1990∼2000년대 초 대중교통 이용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도시 인구도 늘었다. 밀레니엄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와 달리 교외 거주를 좋아하지 않았다. 고령자도 걸어 다닐 수 있는 삶을 위해 도심으로 돌아갔다. 사회 전체가 ‘마르체티의 장벽’에 부닥쳐 뒤로 물러섰다.

물론 그런 추세가 확정적인 건 아니다. 미국에서 1인당 자동차 주행 거리가 2005년부터 줄었지만 2014년 다시 늘어나는 추세로 돌아섰다.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와 높은 휘발유 가격 때문일지 모른다. 요즘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계속 내리면서 사람들이 차를 더 많이 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시화 추세가 가속화된다고 본다. 밀레니엄 세대가 갈수록 자동차를 멀리하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교통 문제를 연구하는 프런티어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6∼34세의 연간 자동차 주행 거리는 2001∼2009년 23% 줄었다. 반면 자전거와 대중교통 이용은 24% 늘었다. 운전면허를 따는 미국인도 크게 줄었다. 1983년 19세의 87.3%가 운전면허증을 가졌지만 2010년엔 69.5%로 떨어졌다. 경기 탓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고소득 젊은층의 운전도 줄었다. 환경 피해를 줄이겠다는 의식도 작용한다. 자동차업계로선 안 좋은 소식이다.

반면 우버와 리프트 같은 주문형 승차공유 서비스가 인기다. 카풀링(출발지와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들이 차량 1대를 이용하고 비용을 분담하는 시스템)도 새롭게 인식된다. 카풀링은 수십 년 동안 자동차의 효율적인 사용 방법으로 홍보됐지만 그동안 정보 전달이 어려운 문제로 보편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모바일 데이터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그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추세가 가속화하면 교통 흐름과 주차에 어떤 변화가 올까?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팀이 보스턴 지역의 통근 패턴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자가용 운전자의 절반이 승차공유로 옮길 경우 교통체증이 37% 감소하고 주행하는 차량 수가 1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차 컨설턴트 텀린 대표는 시대정신의 변화에 충격 받았다. 40대인 그는 “차를 가지면 자유와 자율성, 사회적 지위, 섹스를 누릴 수 있다고 믿는 마지막 세대가 바로 우리”라고 말했다. 요즘 젊은이는 스마트폰이 자율성과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는 훨씬 더 강력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원칙적으로 운전 중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순 없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자동차는 서로 라이벌 관계인데 현재는 스마트폰이 우세하다. 사람들은 차 이용을 원하지만 소유할 필요성은 못 느낀다. 음악을 듣는 방법으로 LP나 CD, 심지어 MP3보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채택하듯이 말이다. 텀린 대표는 “자동차 소유와 개인 정체성의 융합은 완전히 깨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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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밀레니엄 세대는 갈수록 자가용을 멀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더라도 미래엔 그런 차량을 개인적으로 소유하진 않을 전망이다. 우버는 지난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독자적인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차렸다. 트래비스 캘러닉 CEO는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손님이 우버 차량을 호출하면 자율주행차가 대령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자율주행차는 인간 운전자와 달리 어느 노선을 택할지 망설이지 않아 시간 낭비가 적고 서로 더 가까이 붙어 운행할 수 있어 도로가 더 많은 차량을 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주차할 필요도 없다.

텍사스대학(오스틴 캠퍼스)의 교통공학 교수 캐러 코클먼은 승차공유 자율주행차 1대가 일반 승용차 12대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는 연료를 공급받거나 수리받을 때만 멈추고 계속 운행할 수 있다. 승객이 적은 밤이면 멀리 떨어진 교외의 주차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코클먼 교수에 따르면 만약 한 도시의 차량 전부가 자율주행차로 전환된다면 현재 주차공간의 90%가 불필요해진다. 그러나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기 전엔 무엇이 진정 가능할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는 온화한 기후 조건에서만 자율주행차의 시험운행이 성공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 현재의 컴퓨터 영상 인식 시스템을 혼란시키는 겨울철의 눈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모른다. 해결 가능하겠지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주차를 크게 줄이는 데는 완벽한 자율주행차가 반드시 필요하진 않다. 지금도 일부 승용차는 스스로 주차할 수 있다. 주행에는 운전자가 필요하지만 주차장에 도착하면 운전자는 내리고 차량이 스스로 공간을 찾아가는 시스템도 곧 개발된다. 주차한 후에 내리거나 타는 사람이 없어지면 차들이 기존 공간이나 차고에 더 빼곡히 들어설 수 있다. 따라서 자율주차만 가능해도 주차장을 확장할 필요가 없어진다.

현재 주차공간의 90%가 불필요해지면 도시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세계의 몇 개 도시가 일부 도로를 공원으로 만드는 실험을 했다. 서울의 청계천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 초 서울시가 복개된 도로와 그 위의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을 복원하자 효과가 즉시 나타났다. 관광객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여름철 주변의 기온도 낮아졌다. 켄워시 교수는 “지금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그 넓은 청계천의 녹색 공간을 즐긴다”고 말했다. 과거 그곳을 통과하는 차량은 하루 약 12만 대였다. 청계천 복원에 반대한 사람들은 그 차량이 옆길로 빠지면 체증이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노선의 차량 이용이 오히려 줄었다. 흔히 교통은 물과 같다고 생각한다. 한쪽을 막으면 다른 쪽으로 흘러간다는 논리다. 그러나 켄워시 교수는 교통이 물보다는 가스와 같다고 말했다. “가스는 주어진 공간에 맞춰 압축되거나 팽창한다.”

뉴욕시도 비슷한 실험을 했다. 마이크 블룸버그 전 시장은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의 여러 블록에 걸쳐 도로를 폐쇄하고 보행자 전용도로로 바꿨다. 가장 유명한 것이 맨해튼의 하이라인 공원이다(현재 조성 중인 서울역 고가공원의 모델로 알려졌다). 맨해튼의 로어 웨스트 사이드에서 운행되던 고가철도의 약 1.6㎞ 구간에 꽃과 나무를 심고 벤치를 설치해 공원으로 개조했다. 하이라인 공원은 빌딩숲 사이의 쉼터이자 독특한 문화공간이 됐다. 2014년 620만 명이 하이라인 공원을 찾았다(그중 뉴요커가 200만 명, 나머지는 관광객이었다). 하이라인 복구 프로젝트를 이끈 로버트 해먼드는 “공원이자 문화공간 겸 광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시 공원의 미래가 이처럼 개조된 도로 등의 공간에 세워지는 ‘하이브리드’ 시설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인의 차량 사랑으로 도심 상업지구의 31% 이상이 주차공간이 됐다. 그건 부정적인 측면이지만 이제 우리가 차를 세워두는 것만 삼가면 그 공간에 공원이나 학교, 병원, 주택이 들어설 수 있어 걸어 다닐 수 있는 도심이 된다. 슈프 교수는 “우리가 이제껏 도시를 엉망으로 만들었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앞으로 개조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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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에 반대한 사람들은 그 노선의 차량이 옆길로 빠지면 체증이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주변 차량이 오히려 줄었다.

청계천 복원에 반대한 사람들은 그 노선의 차량이 옆길로 빠지면 체증이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주변 차량이 오히려 줄었다.

각 도시는 자율주행차의 미래에 서둘러 대비해야 하지만 지금 당장에도 주차와 운전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슈프 교수는 시당국이 우버의 악명 높은 할증요금제 같은 것을 주차에도 적용할 것을 권장한다. 한 구역이 특정 시간대에 주차된 차로 가득 찬다면 시당국은 그때 주차 요금을 더 받고 수요가 적을 땐 요금을 적게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구역에서 주차공간이 언제나 한두 자리 비어 있도록 요금을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럴 경우 운전자는 주차공간을 찾느라 주변을 계속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 배기 가스와 통행량이 줄어들고 높은 주차 요금으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난다.

이런 탄력적인 주차 요금제가 실제로 가능할까?

2011년 샌프란시스코 시당국은 도심 여러 구역에 첨단 미터기를 도입하고 시간대 별로 주차장의 붐비는 정도를 알려주는 센서를 바닥에 설치했다. 시당국은 정기적으로 그 데이터를 검토해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주차 수요가 가장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에 따라 각 구역의 시간대별 주차 요금을 조정했다. 다음 2년 동안 고정적으로 시간대의 37%에서는 요금을 올렸고 37%에선 요금을 내렸다. 나머지 시간대엔 변동요금제를 적용했다.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주차 수요가 가장 높았다.

그러자 바라던 효과가 나타났다. 이전에 하루 종일 체증에 시달리던 구간에 주차공간 하나 정도는 남게 됐다. 전체적으로 실험 구역의 자동차 주행은 하루 약 4000㎞ 줄었고 주차를 위해 주변을 헤매는 일이 절반가량 줄었다. 그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도 30% 감소했다(그에 비해 실험 대상이 아닌 도시 구역에선 온실가스 배출량이 6% 줄었다). 운전자가 주차 공간을 찾는 시간도 43% 줄었다. 불법 주차 벌금이 줄었는데도 요금 수입이 2년 동안 330만 달러 늘었다.

샌프란시스코 교통국의 ‘지속가능한 거리’ 프로젝트 책임자 톰 머과이어는 “주차공간을 찾으려고 계속 주변을 맴도는 차량이 줄었다는 사실이 가장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런 차량은 모두에게 해롭다. 온실가스가 늘어 대기의 질이 떨어지고 교통사고 위험도 높으며 거리가 지저분해진다.” 그는 슈프 교수의 무료 주차 반대론을 지지했다. “요금을 올리면 주차 수요가 줄어드는 게 확실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샌프란시스코의 뒤를 따르는 도시는 거의 없다. 주민, 특히 자영업자는 시당국이 주차 요금을 받으면 반발한다. 3년 전 미국 매릴랜드주의 역사적인 도시 엘리콧시티는 주요 도로변 주차구역에 스마트 계량기를 설치했다가 자영업자들의 반발로 철거했다.
슈프 교수는 시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정치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주차요금 수입 중 일부를 해당 도로 단장에 사용하는 방법이다. 캘리포니아주의 벤투라 카운티는 스마트 계량기를 와이파이와 연결시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주차를 억제할 수 있는 핵심 정책은 의무적인 주차공간 설치 제도를 없애는 것이다. LA의 경우 신축 주택 1채에 주차공간 2개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해 도심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1999년 그 규정을 폐지하자 곧바로 낡은 건물의 재건축이 시작됐다. 현재 LA의 평균 주차공간은 주택이나 아파트 1채에 1.3개다. 주택 구입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시장은 자동으로 반응한다. 주차공간이 적으면 사람들은 다른 방법을 찾는다.

주차공간이 대폭 줄어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그 단면의 일부를 목격했다.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트를 걸어가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로변 주차공간 2개가 있던 자리가 초소형 공원으로 변했다. 휘어진 큰 목재로 조성돼 마치 배가 도로변까지 올라와 있는 듯했다. 젊은이 2명이 벤치에 앉아 사업 회의에 여념 없었다. 맞은편에도 선인장으로 장식된 초소형 공원이 들어섰다.

5년 전 도입된 샌프란시스코의 초소형 공원 프로젝트는 부동산 소유자나 사업자가 가게 앞의 주차공간을 아주 작은 광장으로 전환하도록 권장한다. 미국 아이와와주 에임스부터 영국 런던까지 여러 도시가 그 프로젝트를 모방하기 시작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엔 그런 초소형 공원이 수십 개나 된다. 도시의 놀라운 진화다. 모든 도로변 주차 공간의 90%가 주민이 느긋하게 쉴 수 있는 녹색 정원이 되면 어떨지 상상해 보라.

빗물 집수시설이 전시된 한 초소형 공원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건너편 요가 강습소에 갈 시간을 기다리는 니콜 허브먼(30)을 만났다. 그녀의 삶은 운전과 차량 문제에서 진행되는 거대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전 보스턴에 살 때 통근시간은 하루 1시간 반이었다. ‘마르체티 벽’에 부닥친 그녀는 너무 불행했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한 뒤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난 운전이 너무 싫다”고 그녀는 말했다.

– 클라이브 톰슨
[ 필자는 프리랜스 저널리스트이며 이 기사는 잡지 ‘머더 존스’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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