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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40대를 정의하다 ②경제] 우린 부동산도 주식도 믿지 않는다

2016년 40대 초중반을 일컬어 ‘영포티‘(Young Forty)라고 부른다. 1990년대 그들은 ‘X세대’로 불렸다. 그전 세대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이들을 과거 기성세대는 이해하지 못했다. 과거의 잣대로는 그들을 파악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알 수 없는 세대’, X세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현재, 그들은 이 사회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2014년 기준 40대는 851만 명으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선거권을 가진 가장 강력한 정치적 세력이자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경제활동인구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트렌드를 주도하는 강남의 40대는 영포티의 삶을 대표한다. 이들이 이끄는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江南通新은 창간 3주년을 맞아 지난 2월 3~17일 15일 동안 강남·서초구에 거주하는 40대 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를 이끄는 40대의 정치·경제·여가·가족·은퇴·문화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봤다.


커버스토리 강남 40대를 정의하다 ②경제
우린 부동산도 주식도 믿지 않는다, 잃지 않는 게 최고

확실한 투자처 없어 저축·보험 선호
매년 10명 중 8명 해외여행, 취미 즐겨
10년 이내 은퇴 예상…과반수가 무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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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재테크 1순위는 부동산이었다. 아파트 분양 현장엔 밤을 새며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근 영포티는 자신에게 투자한다. 1년에 한두 번 해외 여행을 떠나고 꾸준히 자신을 관리한다.


재산 증식 관심 덜해…28% “저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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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는 과거보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 설문 결과 현재 재테크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62%가 그렇다, 38%가 아니라고 답했다. 한 달 평균 205만원 정도의 비용을 재테크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 보기엔 재테크 하는 사람이 많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재테크 방법으로 저축이 27.6%, 보험이 21.1%에 이르기 때문이다. 과거 재테크의 목적인 재산 증식의 관점에서 본다면 저축·보험은 재테크의 수단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금을 집에 쌓아두는 대신 은행에 묶어두거나 위험을 대비해 보험을 준비하는 정도다.

재테크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경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주부 이모(44·압구정동)씨는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시기에 제일 좋은 방법은 재테크를 하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잃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강남 40대의 부모 세대는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리는 게 가능했다. 강남 개발이 이뤄지면서 하룻밤 자고 나면 집값이 두 배로 뛴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 40대에게는 그만한 투자 대상이 없다. 사업가 양모(44·도곡동)씨는 “주식은 계좌를 확인하는 게 무서울 정도다. 요즘은 확실한 재테크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간혹 주변에서 돈 맡기면 꽤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를 권하는데 믿음이 가지 않는다. 당장 돈이 급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확실한 수단이 보일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라고 했다.

부모 세대의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이었던 집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는 40대도 조금씩 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현재 거주하는 집의 경우 자가와 전세·월세 비율이 각각 50대 50으로 나타났다. 전세·월세 거주자 중 38.9%는 ‘집을 구매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집을 살 수 있지만 살 생각이 없다고 답한 사람도 꽤 있었다. 직장인 이모(39·반포동)씨는 “대출이 조금 필요하긴 하지만 집을 살 수 없는 형편은 아니다. 대출이 결국 빚인 데다 지금 산다고 부모님 세대처럼 크게 오를 것도 아니지 않나. 차라리 여윳돈을 가지고 있는 게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의 특성상 전세·월세 거주자의 경우 자녀 교육을 위해 성남·고양시 등에 있는 집을 임대하고 전세나 월세를 얻어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투자의 대상도 바뀌었다. 부모 세대는 소비가 아닌 저축이 미덕이었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 돈 쓰는 걸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풍요의 시대를 살았던 현재 강남 40대는 번 돈을 자신을 위해 투자한다. 주부 지모(43·역삼동)씨는 “아이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매주 세 번 이상은 반드시 필라테스를 한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둘 다 자신을 관리할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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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78.5%가 취미가 있다고 답했다. 여행·골프·승마·프라모델·레고·운동·사진촬영·카레이싱·수상스포츠·스노보드·요리·맛집탐방 등 취향에 따라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해외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응답자의 약 80%가 1년에 한 번 이상 해외여행을 한다고 답했다. 직장인 윤모(45·청담동)씨는 “1년에 한두 번은 꼭 해외에 나간다. 아이들이 어릴 땐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을 주로 갔다면 중학생이 되면서 유럽이나 미국 등을 찾고 있다.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은퇴 후엔 여유롭게 여행 다니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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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는 강남 40대뿐 아니라 한국에 사는 40대의 가장 큰 고민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있었고 자식들이 노후를 책임졌던 부모 세대와 달리 지금의 40대는 자신의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40대 대부분은 10년 이내에 자신이 은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 40대도 마찬가지다. 설문 응답자의 43%가 10년 내 은퇴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이어진 경기침체로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는 시대가 됐고 결국 누구도 고용 불안정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은퇴 후 매월 필요한 예상 금액은 200만~300만원 사이가 33%, 300만~400만원 27.5%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막상 은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은퇴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창업이나 돈을 버는 것보다는 여행이나 취미 생활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48%가 은퇴 후 계획으로 여행을 꼽았다. 직장인 임모(43·서초동)씨는 “20대부터 공부하고 일하느라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은퇴 후에는 남편과 함께 여유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 그래서 한 달에 500만원씩 저축을 하고 있다. 회사에 묶여있어 길게 여행을 다니기 어려웠던 만큼 은퇴 후에는 여유롭게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 후를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사업가 양모(41·반포동)씨는 은퇴까지 남은 시간을 20년 정도로 여유 있게 보지만 은퇴 후도 준비 중이다.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부동산 경매를 배우고 있다. 주부로서의 경험을 살리려는 사람들도 있다. 주부 우모(43·압구정동)씨는 “평소 일본에 자주 가는데 일본의 요리 트렌드를 눈여겨보고 있다. 남편 은퇴 후엔 내가 일본 요리 관련 사업을 해보려고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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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정치 우린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②경제 우린 부동산도 주식도 믿지 않는다
③문화 우린 아저씨·아줌마 아니다, 여전히 트렌드의 중심
④인터뷰 "예전의 40대와 지금은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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