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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시속 161㎞, 정선 눈밭에 ‘번개’가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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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시속 150㎞를 넘나드는 활강은 ‘알파인 스키의 꽃’이다. 보는 사람은 짜릿한 기분을 느끼지만 선수들은 경사가 심하고 미끄러운 슬로프에서 두려움과 싸워야 한다. 지난달 16일 스위스 벵겐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질주하는 노르웨이의 셰틸 얀스루트. [벵겐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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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보니까 짜릿하더라고요. 좋은 경험을 해봐야죠.”

오는 6~7일 이틀 동안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스키 월드컵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김현태(26·울산시)가 지난달 29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평창 올림픽 개막을 2년 앞두고 첫 테스트 이벤트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 그는 한국 선수론 유일하게 출전한다.

회전·대회전 등 기술 계통이 주종목인 김현태는 지난해 1월 열린 극동컵 수퍼대회전에서 3위에 올라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FIS 포인트를 획득했다. 그러나 주종목도 아닌 종목에 나가기엔 두려움이 앞섰다. 수퍼대회전은 회전이나 대회전에 비해 기문 수가 적은 대신 경사가 가파르고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지난달 26~28일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수퍼대회전 공식 연습에서 15명의 국내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면서 마음을 바꿨다.

길이 2217m, 표고차(출발과 도착 지점의 고도 차이)가 650m나 되는 정선 경기장의 수퍼대회전 슬로프를 타고 제일 먼저 내려온 뒤 자신감이 생겼다. 수퍼대회전만 출전하는 김현태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을 펼쳐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알파인 스키 월드컵은 남자 활강, 수퍼대회전 등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들만 열린다. 17개국 84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이번 월드컵은 국내 팬들에게 알파인 스키의 묘미를 처음 소개하는 대회다.

대회 첫날 열리는 활강 종목은 썰매만큼 빠른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알파인 스키의 꽃’이다. 최고 경사각 30도의 가파른 눈밭에다 표고차가 800~1100m나 되는 슬로프에서 오로지 발에 단 스키와 손에 쥔 폴만 의존해 내려와야 한다. 평균 시속 90~110㎞, 최고 시속 140~150㎞에 이르는 스피드 레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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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활강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김동우(23·한국체대)는 “바람과 추위를 온 몸으로 느끼면서 달리다보면 체감 속도가 150㎞를 훌쩍 넘는 것 같다. 번지점프를 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선 코스를 설계한 버나드 루시(스위스) FIS 알파인위원장은 “최고 시속 150㎞로 내려와야 올림픽 금메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1월 스위스 벵겐에서 열린 월드컵 활강에선 요안 클라레(프랑스)가 4455m 길이의 코스를 내려오다 순간 최고 시속 161.9㎞을 기록해 스키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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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에서 지난달 16일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는 페터 필(이탈리아)이 최고 시속 145.65㎞를 기록해 시즌 최고 속도를 냈다. 겨울올림픽 종목에서 평균 속도가 가장 빠른 봅슬레이(시속 약 130~140㎞)를 능가한다.

슬로프에서만은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못지 않다. 육상 남자 100m 세계 최고 기록(9초58)을 보유한 볼트의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44.7㎞다.

그만큼 부상 위험도 크다. 올 시즌 월드컵 활강과 수퍼대회전 세계 1위 악셀 룬 스빈달(34·노르웨이)은 정선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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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오스트리아 키츠뷔헬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급경사를 내려오다 중심을 잃고 넘어져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와 연골판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스빈달이 다친 대회에서는 다른 선수 4명도 경기 중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월드컵 여자 활강 최다 우승(37회)을 차지한 ‘스키 여제’ 린지 본(32·미국)도 2013년 2월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1년 넘게 재활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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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코스’로 악명높았던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코스에서도 부상자가 속출하긴 마찬가지였다. 표고차만 1075m나 되는 소치 슬로프에서는 연습 때부터 코가 부러지고, 무릎을 다친 선수가 속출했다. 대회 내내 “한 순간만 방심하면 죽는다”는 말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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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여자 수퍼대회전에서는 출전 선수 49명 중 31명만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 1994년 1월 월드컵에서는 세계선수권 통산 2회 우승을 했던 울리케 마이어(오스트리아)가 활강 경기 중 펜스에 부딪혀 사망했다.

정선 월드컵도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구급용 헬기를 구비하는 등 선수들의 안전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이번 대회는 설 연휴가 시작되는 6일 개막하기에 선수단 수송·교통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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