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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기자의 '한끼라도'] 체리 케이크를 만드는 아주 쉬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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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기자.


집에서 만든 음식에는 가산점이 붙는다. 식당에서 파는 음식이나 빵집 과자보다 덜 맛있어도 만든 사람의 정성에 부가점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코스 막바지에 나오는 달콤한 디저트는 요리하는 사람이 저지른 크고 작은 실수를 완벽히 만회한다. 디저트에는 단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환호하게 하는 마법의 힘이 있다.

손님상을 십 수 번 치르면서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 같은 몇 가지 디저트 레시피를 책을 보고 익혀뒀다. 절임 과일이나 견과류가 듬뿍 들어가는 묵직한 케이크는 만들고 바로 먹는 것보다 일주일 정도 상온 보관도 가능하다. 미리 만들어두면 파티 당일 부담이 없다.

파티용 디저트를 만들 때 가장 선호하는 과일은 체리다. 체리는 딸기나 라즈베리 같은 가볍고 상큼한 식감의 붉은 과일이 아니다. 잘 익은 자두와 함께 검은 과일에 속한다. 산도와 당도의 밸런스가 좋고 과육의 무게도 묵직하다. 한 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한낮의 태양 같은 풍요로움이 퍼진다. 바르셀로나의 보케리아 시장이나 멜버른의 빅토리아 마켓 과일 코너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체리, 봉투에 가득 담긴 체리의 모습을 떠올릴 때 느껴지는 그런 풍요로움 말이다. 요즘은 한겨울에도 서울의 식탁에 앉아 엊그제 수확한 호주 체리를 맛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지구 반대편에서 이글이글한 호주의 태양열을 흡수한 생 체리는 과육이 크고 당도도 높아 베이킹 재료로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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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에 절여 설탕을 묻힌 체리는 미리 오븐에 굽는다. 이영지 기자


체리를 넣어 아주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케이크가 하나 있다.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체리는 럼주에 살짝 절여둔다. 베이킹 팬에 설탕을 뿌리고 체리를 돌돌 굴리며 설탕 가루를 묻힌다. 그 상태로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10분 정도 익힌다. 지글지글 소리가 나며 체리즙이 배어나올 것이다. 이제 케이크 반죽에 들어가기 좋은 상태가 됐다.

다음은 반죽을 만든다. 중력분 150g, 베이킹파우더 1과 1/2티스푼, 소금 1/2 티스푼을 한번 체쳐둔다. 여기에 설탕 170g을 넣고 섞어준다. 다음은 달걀 1개와 우유 125mL, 전자레인지에 녹이고 차갑게 보관한 버터 125g를 섞는다. 완성한 반죽을 체리가 담긴 팬에 골고루 부어준다. 다시 180도 오븐에서 30~35분 정도 구우면 완성이다.

이 케이크는 크림이나 초콜릿 장식으로 멋을 부리는 것보다 부드러운 갈색으로 구워진, 집에서 만든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게 좋다. 오븐용 넙적한 법랑 팬에 구우면 팬 자체를 식탁에 올려두고 각자 한 두 스푼씩 떠먹는 거다.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씩 담은 개인접시를 곁들이면 감탄사와 환호는 두 배가 된다. 맛이 반, 분위기가 반. 그게 집에서 하는 요리의 즐거움이다.

강남통신 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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