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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번호 구글로 검색, 6만6000명 파일 만든 성매매 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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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성매매 알선업체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엑셀 파일을 지난 18일 확보해 수사에 나섰다.

 
환장하겠네. 자꾸 전화가 와서 사람들이 물어보는데…. 누가 번호를 가르쳐 준 거예요?
성매매 한 적도 없고, 그 차 주인도 아니에요. 거참….

이른바 ‘성매매 고객 리스트’로 알려진 자료에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오른 남성들이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이들은 ‘결백’을 주장하며 자신이 ‘성매수자’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성매매 알선업체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엑셀 파일을 지난 18일 확보해 수사에 나섰다.
 
이 파일에는 6만6000여 개의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아이디(ID)나 차량 번호, 외모 특징도 적혀 있다. 강남역·신논현역 등의 위치, 성매매 시간, 받은 돈의 액수도 기록돼 있다.

‘경찰’ ‘경찰 같은 느낌’ 등의 메모도 47개가 들어 있다. 이 파일이 일반인에게 유출될 경우 실제 성매매 여부와 관계없이 많은 이가 ‘성매수자’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전화번호·차량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이기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공유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교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파일이 유출됐을 경우 휴대전화번호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성매매자로 인식되는 등 심각한 인권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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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알선업자들이 고객 전화번호를 구글링해 기본 정보를 적어 놓은 흔적.

이 파일은 누가, 어떻게 작성했을까.

파일을 최초로 언론에 공개한 컨설팅 전문회사 ‘라이언 앤 폭스’의 김웅 대표는 “강남 성매매업자가 노트 8권에 수기로 적은 내용을 건네받았다”고 주장했다.

본지가 이 리스트을 분석한 결과 개인정보 중 상당 부분이 ‘구글링(구글을 통한 정보 검색)’을 통해 수집된 것으로 추정됐다. 방법은 이렇다.

성매매업자들은 우선 ‘플레이 메XX’ ‘쳇XXX’ ‘즐X’ 등의 채팅 앱을 이용해 성매수를 원하는 남성들과 접촉한다. 이후 채팅을 통해 개인정보를 모으고 전화번호를 받아낸다.

업자들은 이 전화번호를 구글링해 의사·변호사·회계사·교수 등 성매수를 원하는 남성의 직업을 상세정보로 추가 파악한다. 공기업 여러 개와 H사 등 대기업 이름도 수십 개 등장한다.

예컨대 ‘구글 부동산 쪽 일함’이라고 장부에 써 놓은 것은 업자들이 구글링해 본 결과 이 번호의 주인이 부동산업자로 파악됐다는 뜻이다.

업자들은 성매매 알선 뒤에는 돈을 제대로 지불했는지, 성매매 장소에 실제로 남성이 나타났는지 등을 추가로 적어놓았다. 이렇게 모은 정보는 ‘고객 관리’용으로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기존’ ‘신규’ 등으로 ‘고객’을 분류해 놓기도 했다. 돈을 주지 않는 등 문제를 일으킨 고객은 ‘블랙’으로 적어 따로 관리했다. 단속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선지 ‘경찰’ 등은 따로 적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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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우선 파일의 구체적인 출처와 진위를 파악하는 데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후 파일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파일에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올라 있는 인물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채승기·조한대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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