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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대구 이정현으로” “결국은 김문수 찍을 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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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김 바로 옆 빌딩 사무실 대구 수성갑 선거구에는 새누리당 김문수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나란히 입주한 두 후보의 선거사무소 건물 외벽에 5일 두 후보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와 광주는 오랫동안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투표 성향이 전국에서 가장 강했던 곳이다. 하지만 20대 총선(4월 13일)을 앞두고 이 두 지역에서 ‘민심의 지진’ 현상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기성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변화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달구벌)와 광주(빛고을)를 잇는 고속도로(속칭 ‘달빛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극과 극이었던 두 도시의 민심은 지금 역설적으로 이상 동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두 도시의 대표적 선거구인 대구 수성갑과 광주 서구을에 사는 유권자 20명(연령·성별·직업이 다른 10명씩)을 직접 만나 요동치는 현지 표심을 들어봤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범어네거리. 20대 총선에 나서는 김문수 새누리당 수성갑 선거구 예비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가 나란히 이웃해 있다.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이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과 중산층이 많이 산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이유다. 잠재적 대선 후보인 거물급 정치인이 맞붙어서 분위기가 일찌감치 달아올랐다.

중앙일보 최근 여론조사에선 김부겸 후보가 17%포인트 앞서고 있다. 대구에서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이만큼 큰 표 차이로 앞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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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표심은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4일 오후 수성구 신매동 신매시장. 식품점 주인 우정애(56·여)씨는 총선 얘기를 꺼내자 “살림하는 여자들이 정치에 관심이 있나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김부겸 후보의 지지율을 이야기하자 금세 말문을 열었다. “변화가 필요하지요. 전번 선거 때 호남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을 뽑았잖아요. 우리도 맞장구쳐 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30대 공무원 A씨는 “술자리에서 친구들 대다수가 김부겸 후보를 지지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30대 직장인들은 김문수 후보를 ‘갑툭(갑자기 툭 튀어나온 후보)’으로 부른다”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는 지난 총선과 2014년 대구시장 선거 등 두 차례 출마했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는 이한구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인 곳에 왔다는 점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당에 몰표를 줘서는 1993년 이후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중 1인당 지역총생산(GRDP)이 꼴찌인 불명예를 깨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수도권 등 ‘험지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김문수 후보가 “여기보다 더한 험지가 어디 있느냐”고 항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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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상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야당의 분열이 김부겸 후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미용실 주인 정경희(59)씨는 “이번엔 야당을 밀어주려 했는데 당이 저렇게 깨지니…”라며 “손님들 중에 많은 사람이 야당이 갈라지는 것을 보며 고개를 흔든다”고 표심을 전했다.

만촌네거리에서 만난 개인택시 기사 오재원(67)씨는 “김부겸은 똑똑하고 좋은데 싸우기만 하는 야당을 보면 믿음이 안 간다. 그래서 나는 여당 지지자”라고 말했다.

만촌동의 한 아파트 체육관에서 탁구를 치던 김진해(74)씨는 “여론조사를 보니 까딱하면 김문수가 망신을 당하게 생겼다”고 걱정했다. 그는 “하지만 명색이 대구 정치 1번지인데 쉽게는 안 될 겁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이모(62)씨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고 거들었다.

성갑 선거구 유권자인 서정인(54) 영남대 교수는 “젊은이들에게 정치의 ‘변화’와 ‘재미’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김부겸 후보가 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여당 지지 호소) 말 한마디로 (결과가) 달라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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