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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되는 청년 수당은 챙기고 누리예산은 “정부 소관” 발 빼

서울시의회는 22일 청년수당을 비롯한 박원순 시장의 역점 사업과 관련한 예산은 모두 의결했다. 청년수당에 90억원을 배정했고,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 예산 232억원과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건립 관련 용역비 7억원도 통과시켰다. 그러면서 시교육청 예산안에 들어 있던 만 3∼5세 아동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2521억원은 전액 삭감했다. 3∼5세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다. 서울시의회는 총 105석 중 75석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이 차지하고 있다. 이 당의 오승록 서울시의원은 “기본적으로 누리과정은 중앙정부가 추진한 사업이다. 정부가 이를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도록 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광역시와 전남도 의회도 지난 16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없애 버렸다.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의회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어린이집 예산은 경북·대구·울산에서만 편성됐다.

 보육 현장은 내년 초부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3~5세)은 각각 9만3775명, 10만9398명이다. 어린이집은 지자체가 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받아 학부모의 아이행복카드로 지원금을 준다. 유치원은 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해 학부모의 개인 카드 또는 아이행복카드로 지급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매달 중순께 유치원·어린이집에서 학부모로부터 원비를 걷는다. 예산이 전액 삭감됐으니 유치원·어린이집이 원비를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는 삭감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시교육청의 유보금 항목으로 편성했다. 유보금은 시의회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야당이 다수당인 지방의회에서 총선을 앞두고 누리과정을 쟁점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의회가 정부 지침을 어겨가며 청년수당 예산은 편성하면서 누리과정 예산은 없애버리는 정략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에 시·도교육청에 지원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총 1조8000억원 늘어난다. 지자체가 교육청에 주는 전입금도 1조40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누리과정에 별도의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다”고 밝혔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정부가 어린이집 지원을 하겠다고 하면 곧바로 유보금으로 묶어 놓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인성·노진호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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