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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프리존, 문제는 ‘실탄’

환영 속 지원·관심 주문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육성 필요”
총선 앞둔 시혜성 사업 변질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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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박근혜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2016 경제정책방향’의 핵심 사업으로 전국 14개 광역 시·도에 ‘규제 프리존(free zone)’을 설치하겠다고 16일 발표한 데 대해 지방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역별 전략산업을 지정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풀겠다는 ‘규제 프리존’의 취지는 환영하면서도 지원과 관심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지자체의 힘 만으로는 지역별 전략 신산업을 키우기가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규제 프리존과 전략산업) 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적극적 지원”이라는 말이 지방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이유다.

 전기자동차·수소연료전지자동차 등 창조경제의 한 분야로 키우던 산업이 대거 포함돼 정책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반응도 나왔다. 지자체의 가장 큰 관심은 자금 지원이다. 대다수 지자체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만큼 새로운 산업을 키우려면 ‘실탄’없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앙 정부가 재정·세제·금융·인력 등 지원 약속을 했지만 실천이 중요하다는 반응도 많다.

 중앙 정부의 계획과 구상이 지방에서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략산업으로 자율주행차가 포함된 대구의 경우 인프라 투자가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도로에 차량 인식 센서와 통신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자율주행차량과 통신을 하면서 주행할 수 있어서다. 이봉현 자동차부품연구원 대구경북본부장은 “자율주행차는 첨단 기술이 융합된 분야여서 인프라 투자가 중요하다”며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현재 30억원 중 15억만 지원되는 수소가스 충전소 건립비용을 20억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충전소가 있어야 자동차의 보급이 늘어나고 관련 산업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이유다.

 ‘말로만 규제 완화’가 아닌 ‘확실한 규제 해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충북은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연구개발(R&D) 기능을 가진 업체만 입주할 수 있다는 규제를 없애 달라고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화장품 산업단지의 경우 화장품 제조업체 외에 이·미용업체도 입주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부산의 경우 해양관광을 위한 선박대여업의 허용 범위를 현재 5t에서 2t 이상으로 완화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원격진료 등 스마트케어 분야를 육성할 강원도는 통합관제센터 건립을 요구하고 있다. 원격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상자인 만성질환자의 질병정보 등을 관리할 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세종시는 전략산업의 밑그림조차 아직 못 그렸는데, 이유는 전략산업인 에너지 IoT(사물인터넷)를 육성할 기반이 없기 때문이다. SK그룹이 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의해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갈 지를 고민할 방침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시가 만들려고 하는 ‘스마트 시티’의 개념에 맞는 사업을 구상하다 보니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됐다”며 “막막한 사업이라 정부에 어떤 것을 요구해야 할 지도 아직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실제 사업 추진을 지자체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산업을 키우도록 하면서 정부는 지원 기능을 맡는 게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수도권 일부의 규제를 푸는 문제도 논란을 낳고 있다. 경기 동북부에 산업단지 및 공장 건축 면적 제한 완화 등이 이뤄지면 지방 기업체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경북도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를 풀기 위해 수도권 이외 시·도에 전략산업이란 당근을 미리 줬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도도 불만이다. “규제 프리존에서 (수도권을) 배제하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 규제 완화를 내놓는 것은 생색내기 용”이라고 반응했다. 총선을 앞두고 재정부담을 키우는 시혜성 사업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창원대 정정현 글로벌비즈니스학부 교수는 “앞으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지자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점검하고 정부가 조정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권삼·신진호·유명한 기자 honggs@joongang.co.kr


3만㎡ 미만 그린벨트
고립된 땅은 개발 허용
국토부 규제 완화 확정


도로나 철도로 단절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토지가 3만㎡에 못미칠 때는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간은 ‘단절 토지’가 1만㎡를 넘으면 개발이 허용되지 않아 소규모 편의 시설을 유치하기 어려웠다.

 국토교통부는 강호인 장관 주재로 기업과 지자체 등 관련기관과 함께 국토교통 규제개혁 현장점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규제완화 방안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도로·철도·하천개수로 등으로 단절된 개발제한구역 토지가 1만㎡을 초과할 경우 이를 해제하지 못했던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국토부는 1만㎡를 초과해도 환경 보전가치가 낮고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 우려가 적은 경우, 3만㎡ 미만까지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자투리땅을 활용해 주유소나 식당을 여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민간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개발제한구역 해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출자 지분한도를 50%에서 66.6%로 높여주는 특례를 2017년 말까지 2년 더 연장해 적용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주도하던 개발제한구역 사업에 민간 투자를 확대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다. 김수상 국토부 녹색도시과장은 “이번 조치로 36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가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제한구역 내 동물보호시설을 새롭게 짓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최근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지자체가 유기견 등을 보호하는 시설을 반드시 마련해야 하지만, 주민 반발로 개발제한구역 외에 적당한 부지를 구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동물 병원을 포함해 지자체가 공익 목적을 위해 동물보호시설을 개발제한구역 내에 설치하는 경우 신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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