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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탈당 45분 전 문재인과 통화…“혁신전대 열어야” 최후 담판도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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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11시56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안철수 의원의 아파트. 문 밖 복도로 안 의원의 격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저 굉장히 고지식한 사람입니다.”

 안 의원이 ‘설득조’로 자택을 찾아온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원혜영·노웅래 의원에게 한 말이다. 박 의원 등은 안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는 소속 의원 74명의 결의안을 들고 찾아왔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왜 고지식하게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지 입장을 밝혔다. 발언마다 문재인 대표에 대한 불신이 강하게 드러났다.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이 국민께 잘 와닿지 않아서 저는 새롭게 더 강한 혁신을 하자고 제안한 겁니다. 그런데 생각이 다르다고 어떻게 새누리당이라고 그러나요.”

 안 의원은 김상곤 혁신위와 별도로 혁신안을 제시해왔다. 그중 핵심이 ‘낡은 진보’ 청산이었다. 그러자 문 대표는 지난 10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낡은 진보’는 새누리당 쪽에서 우리 당을 규정짓는 프레임”이라고 했다.

 듣고 있던 중진들이 “이 상황에선 (타협안을) 받아들이는 쪽이 승리자”라고 안간힘을 쓰며 말렸지만 안 의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져 갔다. “문 대표가 그렇게 매몰차게 (제 혁신안을) 거절 안 했으면… 대표가 의지가 없는 사람이라면 ‘외부충격’으로라도 바꿔야 합니다. 분열이 안 돼도 (야권 지지층은) 어차피 50%가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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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서 안 의원은 문 대표가 혁신전대를 그 순간에도 수용하면 탈당을 멈출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천정배 신당을 꺾어서 해산시키려면 우리가 이벤트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 그러면 저기(천정배 신당)가 이벤트 합니다. (문 대표가) 공개적으로만 (혁신전대 수용의사를) 밝히면 그 다음에 얼마든지 협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대화가 오가던 13일 오전 0시58분. 문 대표가 안 의원의 아파트를 전격적으로 찾았다. 안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을 10시간 남겨둔 시간이었다. 문 대표는 집 밖에서 47분을 기다리다가 안 의원과 짧은 악수만 나눴다. “대화로 풀자”는 문 대표에게 안 의원은 “밤이 깊었고 새벽이니 맑은 정신으로 오늘(13일) 다시 연락하십시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안 의원의 한 측근은 "협상의지도 없으면서 정치적 쇼만 벌였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탈당 기자회견 45분 전인 13일 오전 10시15분. 안 의원이 문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혁신전대는 대국민 약속이었다. 이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최후의 제안을 했다. 문 대표는 “통합전대든, 혁신안을 추인하는 전대든, 단합을 도모하는 전대든 모든 것을 열어놓고 논의하자”고만 답했다. 12일 심야부터 분당을 막기 위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11시간 노력은 이 장면에서 수포로 돌아갔다. 안 의원은 45분 뒤인 오전 11시 예정대로 탈당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문·안 공동비대위원장이란 중재안을 내놨던 수도권의원 모임 소속 윤관석 의원은 기자에게 “총선 승리의 불빛이 점점 약해지는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안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심야 중재에 나섰던 박병석 의원은 “두 분 다 솔로몬의 재판에서 (아기를 포기한 진짜) 어머니의 심정을 못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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