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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만 골라 낳는 중국·인도 짝 못 구한 남성들 범죄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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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남아선호 문화에 대해 심각한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남아선호로 남녀 성비의 균형이 깨지는 것은 사회적 비극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가정 해체와 출산율 저하가 대표적이다. 범죄도 그중 하나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 컬럼비아대 레나 에들룬드 교수팀의 연구를 인용해 중국의 경우 16~25세 여성 대비 남성 비율이 1포인트 올라가면 재산이나 폭력 범죄가 5~6%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은 1990년대 이후 젊은 층의 범죄가 급증했는데 92~2004년 사이 증가한 범죄의 3분의 1 이상이 성비 불균형 때문이라고 전했다. 결혼을 못한 남성들이 신부를 얻기 위해 재산을 모으는 과정에서 범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중국 전체 인구의 남녀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비율)는 106.1로 남성 초과다. 그러나 젊은 층에서 이 문제는 훨씬 심각하다. WSJ에 따르면 21세기 중반에 중국에서 결혼을 원하는 남녀 비율은 여성 100명당 186명이다. 인도는 더 심각해 2060년에 이 비율이 1.91로 확대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중국과 인도도 태아 성감별을 금지하는 등 조치에 착수했다. 중국은 지난달 한 자녀 정책도 폐기했다.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중국의 경우 2008년만 해도 여아 100명당 120명으로 치솟았던 남아 비율은 지난해 115.9명으로 떨어졌다. 2001년 이래 최저다. 그럼에도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2070년에 중국 남성의 21% 이상, 인도 남성은 15% 정도가 50세가 돼도 결혼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한국은? WSJ는 한국을 성비 불균형 흐름을 되돌리는 데 극적으로 성공한 국가로 꼽고 집중 조명했다. 한국은 1990년만 해도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116.5였을 정도로 대표적인 남아선호 국가였다. 80년대 태아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되자 여아만 골라 낙태하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여성운동이 활발해지고 정부가 태아 성감별을 엄격히 금지하면서 대반전이 시작됐다. 2005년의 호주제 폐지와 여성들의 사회진출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출생성비는 지난해 105.3까지 떨어졌다.

 김암(60)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WSJ에 “과거엔 임신부가 둘째도 딸이라는 걸 알면 울음을 터뜨렸고 셋째도 딸이란 얘기를 들으면 거의 공황상태에 빠졌다”며 “지금은 신생아가 딸이어도 아무도 울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소윤 교수는 “출산율이 줄면서 과거에 비해 양육비·교육비 부담이 줄어 남녀 구분 없이 아이를 잘 키우려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 덕분에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졌다”며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권리의식이 높아진 것도 남아선호 사상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몇 해 전까지 여아 낙태를 막기 위해 의료법에서 태아 성 감별을 엄격하게 제한했고 여성가족부를 만드는 등의 제도적 지원이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WSJ는 “한국의 극적인 변화는 아직도 남아선호 사상이 강한 중국과 인도에 중요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정원엽 기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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