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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트, 돈 된다’ … 미디어기업 사들이는 마윈·베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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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최대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발간하는 SCMP 그룹은 26일 “SCMP 신문과 잡지 등 미디어 자산에 관심 있는 제3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SCMP 그룹은 인수 협상에 나선 인물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馬雲·51) 회장이라고 보도했다. 로빈 후 SCMP 그룹 CEO는 “인수 추진자는 SCMP의 미디어 사업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할 것을 약속했다. 편집권의 독립은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SCMP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마 회장은 제프 베저스(51)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크리스 휴즈(32)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에 이어 대형 신문사에 투자·인수한 IT 거물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베저스는 2013년 8월 자기 돈으로 워싱턴포스트(WP)를 2억5000만 달러(약 2900억원)에 인수했고, 휴즈는 2012년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정치 전문 주간지 뉴리퍼블릭을 사들였다.

 마 회장의 SCMP 인수는 전자상거래를 넘어 미디어와 콘텐트를 장악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마 회장은 4년 전만 해도 “미디어는 곧 정치를 의미한다. 미디어를 소유하는 데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콘텐트가 돈이 된다며 콘텐트 산업인 미디어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이후 마 회장은 IT 전문 온라인 매체 후슈(虎嗅)망,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 뉴미디어 업체 무계(無界)미디어에 투자했다. 지난 6월엔 중국 최대 경제지 제일재경일보에 12억 위안(214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중국 최대 동영상 콘텐트 기업 유쿠투더우(優酷土豆)를 인수했다. 중국 2대 뉴스 포털 사이트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도 조만간 마 회장의 손에 넘어갈 것이라는 중국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 회장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디어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얻기 힘든 신뢰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T 거물들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시장과 뉴미디어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 베저스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과감한 디지털 정책을 신문에 도입했다. 그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닷컴 소비자들을 WP 온라인 독자로 전환하는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난달 WP의 온라인 독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독자 수를 추월했다.

 마 회장은 제일재경일보를 인수했을 때 “알리바바와 신문이 협력하면 전자상거래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풍부한 금융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데이터를 가공한 고급 금융 정보를 신문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통신은 “마 회장의 SCMP 인수는 홍콩 언론에 중국의 발언권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등 국가 지도자들과 친분이 두터운 마 회장이 SCMP의 편집권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SCMP는 중화권 매체 사이에서 중국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매체다. 지난해 홍콩 ‘우산혁명’과 ‘천안문 사태 25주년’을 비중 있게 보도하기도 했다. 마 회장은 우산혁명에 대해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희망을 잃은 젊은이들의 문제”라며 시위대를 비판했다. 휴즈가 인수한 뉴리퍼블릭은 주인이 바뀐 이후 진보 성향에서 중도 성향으로 변했다 .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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