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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세계인 공통 언어, 패션·광고 … 모든 산업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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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9일.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다. 투자금액 10억 달러(약 1조1650억원). 직원 수 13명에 수익도 나지 않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벤처에 페이스북이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붓는다는 소식에 업계는 크게 술렁였다.

 “도대체 인스타그램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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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은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말 그대로 ‘사진’과 ‘공유’가 핵심 기능인데 사람들은 여기에 열광했다.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한 장의 사진은 여러 줄의 글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 큰 힘을 발휘했다. 관심은 공감으로 이어졌고 사진 한 장을 두고 수많은 사람이 소감을 나눴다. 자칫 공허할 수 있는 온라인 소통에 온기와 진정성이 더해졌다. 2010년 설립 5년 만에 월 활동 사용자가 전 세계 4억 명을 돌파했다.

 인스타그램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케빈 시스트롬(32)은 본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이 글자(text) 위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으로 바뀌고 있다”며 “소통의 변화가 향후 50년 가장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이고 패션에서부터 음악, 광고까지 모든 산업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는 뜻인가.

 “정확히 말하면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일(see the beauty in the everyday)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이미지를 통해 글자보다 더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다. 이 영감을 더 빠르게, 더 널리 사람들과 나눌 수 있도록 기술적인 환경을 지원하는 게 우리 목표다.”

 - 사진을 통해서?

 “이제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은 고성능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을 늘 손 안에 가지고 다닌다. 인스타그램은 설립할 때부터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순간을 담아내고, 이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이미지의 힘’을 믿어왔다. 우리 슬로건이 ‘세상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공유한다’다.”

 - 구체적으로 어떤 순간을 말하나.

 “하하하. 당신이 경험한 그 어떤 순간이라도 좋다. 아이의 첫걸음, 공원을 산책할 때 눈에 띈 낙엽, 친구가 결승선을 끊는 바로 그 순간을 쉽게 포착하고 즉시 지인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이런 순간들이 더 많이 공유될수록 우리 삶은 더 윤택해지고 나와 다른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인스타그램이란 이름은 ‘인스턴트 카메라(즉석카메라)’와 ‘텔레그램(전보)’이라는 단어의 조합이다. 시스트롬 CEO는 “사람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들을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했다.

 실제 창업 초기 인스타그램은 사진 공유 기능이 없는 트위터 이용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즉석 사진(폴라로이드)을 연상케 하는 정사각형 모양의 사진 크기가 눈길을 끌었는데, 다양한 디지털 필터(효과)를 적용해 누구나 전문 사진작가 못지않은 사진을 찍게 한 점이 주효했다. 인스타그램 사진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물론 플리커·텀블러·포스퀘어·포스터러스 등 전 세계 다양한 SNS에 동시에 올릴 수 있다. 지금까지 400억 장의 사진이 올라왔고 매일 8000만 장의 새로운 사진이 추가로 공유되고 있다. 최근 신규 가입자 중엔 순식간에 100만 명의 팔로어 수를 기록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한류스타 빅뱅의 탑 등 유명인들도 포함돼 있다.

 적어도 지금까진 모든 SNS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성장세다. 문제는 앞으로다. 시스트롬 CEO는 향후 50년의 키워드로 “예측 불가능(Unpredictable)”을 들었다.

 - 정보기술(IT) 환경은 너무 빨리 변한다.

 “맞다. 앞으로 이 업계에 가장 위협적인 위기 요인은 ‘규모(scale)’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이 각양각색의 기기와 네트워크, 규율 등 저마다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당신이 글을 올리면 그 언어를 아는 사람만 반응하겠지만, 사진을 올리면 세계 어디서든 즉각 댓글이 달릴 것이다. 사진은 ‘세계 공통 언어’다. 세계는 이미지들로 더 가까이 이어질 것이다.”

 - 그 속에서 어떻게 1등 기업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뚜렷한 비전이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 민첩성과 대범함이 중요하다. 인스타그램도 ‘사람들이 세상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명확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팀이 빠르게 움직이도록 이끌고, 기회가 생기면 대범하게 맞서려고 노력한다.”

 - 앱 개발이나 회사 경영 원칙이 있다면.

 “단순함과 창의성이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일을 벌이거나 단순히 멋져 보이는 부가 기능을 만들기보다 실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느낌의 사진을 만들고 빠르고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기능을 선보이기 위해 투자한다.”

 월간 활동자 4억 명이란 수치가 말해주듯 인스타그램은 이제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스스로 사진을 찍는다는 뜻의 ‘셀피’ ‘셀카’란 단어도 인스타그램이 등장한 2010년에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했다. 특히 가수·스포츠 스타·배우·기업인 등 유명 인사들이 인스타그램을 즐겨 쓰기 시작하면서 인스타그램은 더욱 활성화됐다. 그중에서도 한국 사용자들은 인스타그램을 가장 활발히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 4월 페이스북 실적을 발표할 때 “인스타그램의 한국 사용자가 1년 전보다 두 배 늘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인스타그램이 한국 사용자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이유가 있을까.

 “한국인들은 새로운 기술을 빨리 받아들이고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 나는 한국이 아주 혁신적인 나라라고 본다. 일례로 한국 사용자들은 새로운 해시태그(hash tag:‘#’ 뒤에 특정 단어를 넣어 그 주제에 대한 글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 신조어를 유행시켰다. ‘#먹스타그램’(먹는 사진+인스타그램), 애완동물 콘텐트에 붙이는 ‘#멍스타그램(개)’, ‘#냥스타그램(고양이)’이 대표적이다. 부산에서는 이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온 음식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유명 맛집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먹스타그램 열풍까지 불었다.”

 - 한국 기업은 어떤가.

 “한국 기업은 민첩하고 결정이 빠르다. 이런 특징은 전자 산업부터 자동차 산업까지 한국 기업이 선두 주자로 성장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한국 기업들은 첨단 기술의 발전을 주시하면서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광고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속내도 내비쳤다. 시스트롬 CEO는 “앞으로 인스타그램이 기업과 고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면서 한국 사회와 경제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며 “기업과 개인이 보다 편리하고 손쉽게 각자 관심 있는 콘텐트를 발견할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1983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나 2006년 스탠퍼드대에서 경영과학과 공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 시절 ‘트위터’의 전신인 ‘오데오(Odeo)’에서 인턴을 했고 졸업 후 2년간 구글에서 근무하며 지메일(Gmail), 구글리더 등 다양한 상품 관련 업무를 진행했다. 2010년 스탠퍼드대 선배인 마이크 크리거와 함께 인스타그램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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