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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험난한 대졸자 창업 … ‘실험실 벤처’로 물꼬 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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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우
㈜나노 대표
경상대 나노신소재공학부 교수

벤처 창업의 대명사인 미국 스탠포드대는 1930년부터 2011년까지 졸업생 30%가 창업해 약 4만 개의 회사를 만들고, 54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신생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구글·페이스북·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에서도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창업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생태계가 아직 제대로 돌아가지 않다 보니 한국의 창업 후 10년 생존율은 10% 미만이다.

 오랫동안 경쟁에서 살아남은 중소기업을 보면 대기업·중견기업에서 경험과 인적 네트웍크를 쌓은 뒤 창업한 이들이 많다. 아픈 얘기지만 갓 대학을 졸업한 청춘이 패기만으로 창업해 일정 수준으로 성장시킨 경우는 매우 드물다. 사업을 키우는 데 필요한 리더십과 책임감, 그리고 글로벌 식견까지 갖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졸자에게 ‘묻지마’ 식으로 창업을 유도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런 청년 창업리스크를 줄이면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것이 교수와 학생이 팀을 이뤄 대학에서 ‘실험실 창업’을 하는 경우다. 선진국 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교육은 산업과의 연결고리가 취약하다 보니 낯선 풍경처럼 느껴진다.

 이는 제도적인 문제가 한 몫한다. 한국의 이공계 교수채용 심사 기준에서 가장 배점이 높은 항목은 국제 학술지에 얼마나 많은 논문을 실었는지 여부다. 그러다보니 산업계가 요구하는 엔지니어 교육은 후퇴하고 논문에만 매달린다. 그렇다고 성과가 좋은 것도 아니다. 지난해 국가 연구개발 투자비는 약 17조8000억원. 과학기술 연구 인력의 70%가 대학에 있지만 지난해 네이쳐·사이언스·셀에 한국인이 주저자 또는 교신 저자로 발표한 논문 수는 14편에 불과하다. 10년 전인 2005년(11편)과 비교해 몇 발 나아가지 못했다.

 매년 실시하는 교수 업적 평가의 주요 항목도 교육·연구·봉사 등이며 어디에도 창업의 성과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선 대학의 실험실 창업은 대단한 용기를 가진 교수만이 할 수 있는 모험이다.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창조경제는 학문의 경계를 넘는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고, 산업의 경계를 넘는 융합형 신산업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해법이 실험실 창업을 독려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대학 차원에서 교수·학생이 개발한 신기술의 창업화를 지원한다. 지방자치단체·대기업과의 협력으로 신기술을 상용화하면서 벤처 생태계를 키워나간다. 한국에서도 현장 경력을 가진 산업계 인력을 적극적으로 교수 인력으로 채용하고, 실험실 벤처 육성을 지원하는 식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야한다.

 이렇게 해야 대졸자의 전문성·경력을 키워 창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으며, 벤처 생태계가 제대로 돌아가게 해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 나아가 지방대학의 실험실 벤처 육성은 젊은 인재들을 지방으로 끌어들여 지방정부의 세수 및 인구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신동우 ㈜나노 대표 경상대 나노신소재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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