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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은 지루하면 떠나 … 가장 글 잘 쓰는 기자 필요”

가디언의 볼프강 블라우 글로벌 디지털 전략 임원은 “모바일 저널리즘이 신문 저널리즘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그래함 터너]
영국 가디언의 혁신은 ‘제품’을 보면 더 절감한다. 종이신문과 고정형 PC·태블릿·모바일용 가디언을 모두 펼쳐보면 된다. 제호(theguardian)를 가려도 동종(同種)이란 게 뚜렷하다. 통일성 덕분이다. 활자와 색감이 동일하다. 콘텐트가 ‘컨테이너’로 불리는 박스 안에 담기는 구조도 같다.

 이게 다가 아니다. 플랫폼별 특성이 살아 있다. 데스크톱 웹사이트에는 수평으로 여러 개의 컨테이너가 배열돼 있다. 텍스트만 아니라 사진·동영상이 담긴다. 진행형 이슈일 경우 실시간 뉴스를 사진·비디오와 곁들여 문자 중계하는 라이브 블로그도 딸린다. 태블릿용은 상대적으로 비주얼 정보를, 모바일에선 속보를 더 강조한다.

 가디언은 정통 언론계의 강자다. 동시에 디지털 미디어계에서도 모범 사례다. 올 1월 순방문자(웹사이트의 개인 방문자)가 1억2000만을 기록했다. 영어권 신문 중엔 2~3위권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유사하다.

 변신은 오래전 시작됐다. 가디언의 오랜 얼굴이었던 앨런 러스브리저 전 편집국장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게 1994년이었다. 러스브리저는 이후 디지털 전도사가 됐다. 99년 가디언 홈페이지를 열었고 2000년부터 ‘디지털 퍼스트’를 외쳤다. 대외적으로 공표한 건 2011년이었다. 가디언의 한 인사는 “2005년 이후 지속적인 ‘혁명’ 상태가 유지돼 왔다. 그러면서도 연속성이 있었다”고 했다. 현재진행형 혁신이란 얘기다.

 그사이를 관통한 전략이 있으니 글로벌·오픈·디지털이다(『디지털뉴스의 혁신가』). 타깃도 일관됐다. “관심이 많으면서도(engaged), 기성체제에 비판적인(anti-establishment) 독자”(러스브리저 전 편집국장)였다. 지난 6월 말 런던에 있는 가디언 본사에서 글로벌 디지털 전략 임원인 볼프강 블라우를 만났다.

 - 가디언은 글로벌 언론의 성공 사례다.

 “영어로 발행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미묘한 점이 있는데 어떻게 글로벌하게 갈 건가를 두고서다. 국가별 에디션을 낼 건가, 글로벌 에디션에 투자할 건가다. 남미 등 권역별로도 가능하다. 우린 런던·시드니·뉴욕에서 해당 지역 에디션을 만든다. 또 인터내셔널 에디션도 있다.”

 - 웹사이트를 지속적으로 바꾸고 있다.

 “발 빠르게 끊임 없이 실험하는 문화다. 개발자들이 크고 작은 실험을 한다. 하루에 서너 번은 바꾼다.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도 여러 개의 A/B 테스트를 한다. 올 초 새 웹사이트를 출범할 때도 초안을 전 세계 독자 5%에 보여주고, 행동데이터를 관찰했다. 새로운 사이트를 내놓을 땐 14만 개의 의견을 들은 상태였다. 그사이 폰트 크기도, 내비게이션 구조도, 색채 배합도도 바꿨다.”(※그는 본지 독자들과도 소통하고 싶다며 자신의 트위터 계정(@wblau)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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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을 위해선 훌륭한 개발자가 필요하다.

 “발행인들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 최고의 개발자를 채용하고, 그들과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느냐다. 개발자들을 기자들을 대하듯 존중하고 평가해야 한다. 기자와 개발자들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며 개인적으로 서로 잘 알게 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 배울 수 있다.”

 - 공간을 공유한 게 효험이 있었나.

 “때에 따라 달랐다. 적어도 콘텐트 관리 시스템(CMS)의 개발자와 에디터, 프로듀서는 함께 있도록 해야 한다.”

 - 가디언은 유료화하지 않았다.

 “최고경영자(CEO)가 답할 문제다. 내가 아는 한 가디언이 유료화를 안 하겠다고 한 건 아니다. 다만 우리에겐 비즈니스적으로 적절치 않다. 또 개방적이면서도 협업을 중시하는 우리 저널리즘 방향과도 맞지 않다고 여긴다.”(가디언의 웹사이트 방문자의 60~70%는 영국 밖에서 온다. 돈을 내고 볼 1차 행선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다.)

 - 모두 모바일을 중시한다.

 “흔히 모바일 저널리즘이라고 하면 텍스트·비디오, 라이브 블로그 등을 모바일 화면에 최적화하는 걸 떠올린다. 그건 전제 조건일 뿐이다. 편집 전반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뉴스·비뉴스, 비주얼 또는 텍스트 뉴스를 어떻게 배합할 건가 등이다.”

 - 글쓰기도 달라져야 하나.

 “글의 도입부를 버려라. 풍경을 묘사하는 듯한 도입부는 모바일엔 맞지 않는다. 스크롤하는 대신 다음 얘기로 넘어가거나 아예 딴 곳으로 간다. 사실 모바일은 글쓰기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던진다. 기사체로 완성된 글이 주요 항목을 나열한 것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가. 모바일에서 최고 필력의 기자를 필요로 할 수도 있다. 화면 화면마다 독자를 사로잡으면서도 설득력 있게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저널리즘이 신문 저널리즘을 더 좋게 만들 수도 있다.”(러스브리저는 디지털로 옮아가면서 분석 기사를 강조했다. “아침 9시의 기사가 밤 9시에도 유의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좋은 저널리즘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 보일 매트릭스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말도 했다. 기사를 읽고 난 이후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측정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나우 왓(Now what)?’이다. 그는 “새로운 길이 있다고 본다. 심지어 전통적인 디지털 광고업자들도 그저 (독자에게) 도달했는지만이 아니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에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격전지 영국 미디어=미디어 재벌로 영국의 유력지인 더타임스와 대중지인 더선을 소유한 루퍼드 머독이 지난달 말 영국법인 CEO로 임명한 인물이 있다. 최측근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구사했던 레베카 브룩스다. 전화 도청 스캔들로 물러났다가 무죄 판결을 받자 기용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디지털 전략 때문”이라고 했다. 디지털에선 약세인 상황을 타개하려는 시도다.

 영국 언론들 사이에서 디지털 혁신이 다채롭다. 나름의 방식들을 찾아가고 있다. (데일리)메일 온라인은 900건 이상의 기사와 수천 장의 사진을 제공한다. “메일 온라인엔 없는 기사가 없다”는 평가다. 연예 정보에 강하다. 영어권 언론 중엔 트래픽 1위다.

 최근엔 데일리 텔레그래프도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논조에서 가디언이 진보적이라면 텔레그래프는 보수적이어서 디지털에서도 보혁 경쟁이 벌어졌다고들 평가한다. 여기에 유료화에 성공한 세계적인 정론지 파이낸셜타임스도 있다. 2013년부터 광고보다 콘텐트 수입이 앞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디지털 부문 수입이 55%를 차지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가디언=1821년에 설립된 맨체스터 가디언에서 출발. 현재 런던·뉴욕·시드니에서 24시간 뉴스 제공. 런던엔 1600명 정도 일하는데 580여 명이 기자이고 디지털 부문(개발자·디자이너·엔지니어)이 15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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