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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치생명 건 문재인 “나 아니라면 빨리 새로 선택해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당무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이날 당무위에서는 비주류의 반대에 부딪힌 공천혁신안이 격론 끝에 통과됐다. [조문규 기자]

사선(死線)을 두 번 넘어야 한다. 그래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첫 번째는 16일 당 중앙위원회다. 당 혁신위원회의 공천혁신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즉시 중도하차다. 통과돼도 끝이 아니다. ‘전 당원 투표+국민 여론조사’ 같은 형태의 ‘재신임투표’를 돌파해야 한다. 비주류 진영이 세 규합에 나설 경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그에게 앞길은 없다. 이미 그는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한 상태다. 모두 문 대표 스스로 쳐 놓은 ‘위험한 그물’이다. 대표직 사퇴로 압박해 오는 비주류 진영에, 그는 이렇게 정치생명을 걸고 응수했다.

 9일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문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으로 돌아왔다. 보좌진에게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사무실 문을 닫았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본지 인터뷰에 응한 문 대표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1시간15분간의 인터뷰에서 문 대표는 “국민이 볼 때 얼마나 (당 상황이) 한심하겠습니까. 어떻게 기대를 걸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혁신안이 16일 당 중앙위를 통과해도 재신임을 물을 건가.

 “그렇다. 그것과 별개로 재신임을 묻겠다. 물론 혁신안이 통과 안 될 경우에도 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 책임을 지겠다.”

 -재신임을 묻기 위해 전당대회를 할 수 있나.

 “전대와는 다르다. 지난해 기초 무공천 공약을 철회할 때 전 당원 투표(50%)와 여론조사(50%)를 합해서 결정했다. 비슷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거다. 재신임 시기와 함께 논의해 결정하겠다. 법적 절차가 있는 게 아닌 만큼 승복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면 된다.”

 -비주류 측은 문 대표가 일단 사퇴한 뒤 전당대회를 열되 문 대표도 다시 출마하라고 말한다.

 “급한 건 혁신이다. 혁신이 마무리되는 대로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해야 한다. 빨리 혁신해 하나로 가야 하는 시기에 전대 얘기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이제껏 당 대표가 불신임당한 적은 없는데.

 “아니다. 그렇게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나도 혁신안 통과에 직을 걸고 싶지 않았다.”

 - 그렇다면 지금 마음이 어떤가. 솔직히 표현한다면.

 “아…. 지금 우리 당의 상황들이 정말로 좀 안타깝다. 계속 이렇게 분열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혁신한다면 혁신도 흔들고. 절박한 상황이잖나. 상대적으로 지금 여권은 아주 잘나가고 있고. 그런, 그런, 절박한 상황인데도… 하나로 힘이 모아지지 못한다. 당내에서 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게 한순간 다 물거품이 된다. 노력해서 한두 걸음 나갔다 싶으면 도로 뒤로 끌어내고…. 정말 이제, 달라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다행히 재신임된다면 ‘제가 잘해 볼 테니 함께하자’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당이 빨리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 되는 거죠.”

 -재신임 시기는. 추석 전으로 앞당길 수 있나.

 “(고개를 끄떡이며) 저의 욕심에는 가급적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 혁신안이 끝나면 정말 새롭게, 새로 시작하자고 하고 싶다.”

 -지난 2·8 전대 때 당을 단결시키고, 변화시키고,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3개의 약속을 했다. 하지만 단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음… 지난번 4·29 재·보선 패배가 우리 당을 혼란에 빠뜨렸고, 그 빌미를 제공한 책임이 (제게)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아픔을 떨치고 새 출발을 해야 하는데 재·보선 이후 시작된 분열과 갈등상황이 계속되면서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재·보선 문제도 있지만 비주류의 주장은 한마디로 문 대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건데.

 “그러니까 그런 생각이 얼마나 당원과 국민의 공감을 얻고 있는 주장인지, 이번에 알 수 있게 되지 않겠나. 저는 당내에서 분당·탈당 말씀하시는 분들이 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당에 실망한 호남 민심에 우리가 아직 충분한 답을 드리진 못하는 상황이다. 충분한 답을 드리려면 역시 단합과 단결이고, 그걸 이루려고 제가 재신임을 제안했다.”

 -비주류(안철수 의원 등)는 혁신이 실패라고 주장한다.

 “당의 고질적 문제를 하나하나 고치는 과정에 있는데 실패라는 말은 당치 않다. 다만 그런 정도의 혁신으로 호남에서 실망한 민심을 되찾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분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혁신위가 우리 당 지지율을 올려 주나? 당이 받아서 제대로 실천해야지. 당 외부에 있던 분들(혁신위원)에게 우리가 전권을 맡겨서 고생하고 있는데 노고에 감사를 해야지 혁신이 다 되기도 전에 실패라고 말하면 예의도 아니다.”

 -혁신위 흔들기로 보는 건가.

 “냉소하거나 실패라고 단정하면 혁신의 효과가 제대로 나겠나.”

 -안철수 의원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만났다.

 “안 전 대표가 천 의원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했을 거다. 천 의원은 자기가 따로 갈 수밖에 없는 사정을 말했을 거다. 이미 제가 천 의원을 만난 일이 있다. 다른 분들도 천 의원을 만나 지속적으로 함께하자고 권유하고 있는데 그게 천 의원에게 들은 답이다.”

 -천 의원과 총선 때 같이 갈 가능성이 작다는 뜻인가.

 “시기가 문제다. 언젠가는, 다음 정권 교체를 위해 함께할 거라고 생각한다. 저의 바람은 총선 전에 함께했으면 하는 거고, 천 의원은 총선까진 광주 지역에서 경쟁구도를 만드는 걸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리 당은 그렇게 (총선 전에 함께 가자고) 노력해 나갈 것이다.”

 -손학규 전 고문의 참여를 설득할 생각은.

 “손 대표님은 일단 정치를 안 하겠다고 하신 것 아닌가. 그분의 지혜나 경륜을 빌리는 건 언제든 할 수 있다. 그 이상 내가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혁신위 공천안이 호남 물갈이를 겨냥한 거라 반발이 크다는 분석이 있다.

 “호남 물갈이같이 인위적 물갈이에 반대한다. 그러나 이번 혁신위 공천안은 지역과 상관없이 신인들에게 (10% 가산점, 결선투표제 등) 굉장히 기회를 부여했다. 그만큼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았다는 거다.”

 -혁신위는 1·2심에서만 유죄를 받아도 공천에서 배제하려는데 얼마 전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 문 대표가 모금운동까지 제안했다.

 “비리 경력자들을 감쌀 생각은 전혀 없다. 총선 후보 자격심사 기준도 혁신위가 엄격하게 세울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한 전 총리 사건은 지금도 무죄로 확신한다. 사실을 조작한 거다. 정치검찰의 장난이다. 저는 그렇게 믿는다.”

만난 사람=강민석 정치부장 대우 김성탁·강태화 기자 mskang@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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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