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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빤 언제 처음 했어?” 아무리 당황스러워도 피하지 말고 대화하세요

[일러스트=송혜영 기자]

최근 40대 가장 김모씨는 중학교 1학년 아들에게서 “아빠는 언제 처음 해봤어”란 질문을 받았다. 질문을 한참 생각하다 뒤늦게 뜻을 이해하고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김씨는 “한참을 뜸들인 후에야 ‘늦게’라고 외마디 답을 했다”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정말 당황했다”고 말했다.

 윤모(51·여)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윤씨는 이달 초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 두 아들을 앉혀놓고 성교육을 했다. 당시 윤씨는 ‘남자의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만나야 수정이 되고 아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자 큰아이가 “그럼 둘 다 팬티를 벗어야 되겠네”라고 말을 꺼냈고, 작은아이는 “형하고 나는 두 명이니까 엄마, 아빠가 두 번 벗어야 돼?”라고 물었다고 한다. 윤씨는 “그냥 멋쩍게 웃었는데 결국 자세히 설명은 못 해주고 넘어갔다”고 말했다.

 자녀의 성교육은 언제나 부모에게 고민거리다. 국어, 영어, 수학은 공교육을 못 믿으면서도 성교육만큼은 ‘학교에서 알아서 잘 가르치겠지’ 하며 학교에 미루고 싶어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정이 자녀 성교육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명화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가정은 성교육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민망하다고 외면하다 보면 음란물 등 잘못된 통로로 호기심을 풀고 왜곡된 성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은 자연스러운 것’ 체득하게 해 주세요

 자녀 성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성(性)은 자연스러운 것이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난감한 질문에도 당황해서는 안 된다. 당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는 “네가 그런 게 궁금할 정도로 컸구나.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자녀와 함께 TV를 보던 중 야한 장면이 나온다고 채널을 돌리거나 자리를 뜨는 것도 삼가야 한다. 신동민 푸른아우성 책임상담원은 “당황해서 ‘뭘 그런 걸 물어보느냐’고 다그치거나 돌려 말하는 것은 이미 자연스러운 성을 은밀한 것으로 생각하게 할 수 있다”며 “성은 은밀해지면 은밀해질수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제가 터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난감한 질문에 대답만 잘해도 성교육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난감한 질문에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 ‘아기는 어떻게 생기느냐’는 질문을 예로 들어 보자. 유아기 자녀(만 3~6세)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정말 사랑해서 네가 나왔단다”라고 설명하거나 “아빠에게서 아기 씨앗이 나오고 그게 엄마 배 속의 아기집에서 큰단다”라는 정도로 답하면 된다. 초등 저학년 자녀에게는 성교육 만화책을 이용해 시각적인 측면과 함께 아빠와 엄마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아기가 생겼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등 정서적인 측면도 함께 일러줘야 한다. 초등 고학년 자녀에게는 좀 더 구체적인 교재를 택해 궁금증을 해소해 주되 역시 남녀 간 관계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줘야 한다.



자녀 사춘기 즈음 찾아오는 고민거리

 중·고생 자녀의 질문에는 일일이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임정혁 한신교육연구소장은 “중·고생 자녀의 질문에는 ‘네 생각은 어떻니’라며 아이의 대답을 유도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해야 한다”며 “이 과정을 통해 아이 스스로 건강한 성의식을 정립해 가게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화 센터장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질문 수위가 높아져 사적이고 민감한 부분을 물어볼 수 있다”며 “그럴 때 모든 것에 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사적인 부분은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도 성교육”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주의할 게 있다. 신체의 명칭을 저속하거나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음경(남자 성기)’, ‘음부(여자 성기)’라고 말해야 한다. 진란영 탁틴내일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정확한 명칭 사용은 성은 긍정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며 절대 장난스러운 것이 아님을 알게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 많은 부모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 자녀들의 음란물 시청과 자위행위다. 이 경우 음란물 시청과 자위행위가 자녀 성장 과정의 통과의례라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절대 화를 내거나 다그쳐서는 안 된다. 이명화 센터장은 “자녀가 야한 동영상을 봤을 땐 적당한 시간이 지난 후 ‘너희 친구들은 야한 영상 같은 걸 보니’라며 자연스럽게 말을 꺼내 음란물은 현실과 어떻게 다른지, 그래서 어떤 점이 걱정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정혁 소장은 “자녀의 자위행위를 목격했을 때는 ‘어, 미안하구나. 노크를 한다는 걸 깜빡했네’라며 의연하게 말하고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며 “이후 건강한 자위법, 예를 들어 적절한 자위 횟수, 뒤처리 방식, 많이 했을 때의 부작용 등을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화 센터장은 “사춘기 자녀는 주위 관련 성센터나 책 같은 보조 교재를 통해 바른 성 인식을 가르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노진호·백민경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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