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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퇴 시대] 퇴직은 52세 … 10명 중 9명은 월 평균 연금 25만4000원

국내 근로자의 지난해 평균 퇴직 연령은 52.6세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은 80세가 넘었는데 50대 초반에 대다수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다 보니 10~20년 구직시장을 맴도는 ‘반퇴(半退)’의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퇴직한 근로자 10명 중 9명은 월평균 25만4000원의 연금을 받았다. 평균 227만원을 받는 공무원연금 수급자에 비하면 10분의 1 정도다. 받는 연금액이 적다 보니 일반 근로자는 구직을 포기 하기 어렵다. 이는 중앙일보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2014년)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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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따르면 40세 이후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 연령은 ▶월급을 받는 임금근로자가 52세 ▶자영업자와 같은 비임금근로자가 53세였다. 통계청 발표(49세)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노동계는 통계청 발표를 근거로 “기업들이 2016년부터 시행되는 정년 60세 제도에 맞춰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마구잡이로 해고하고 있다”며 ‘해고 쓰나미’를 주장했다. 그러나 통계청 자료엔 허점이 있다. 통계청은 2013년까지 55~79세 근로자를 대상으로 퇴직 연령을 조사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노인으로 분류되는 65세 이상을 제외하고 55~64세로 조사대상을 축소했다.

 여기다 20~30대 퇴직한 뒤 20년 이상 일을 하지 않은 근로자까지 조사에 포함시켰다. 그만큼 평균 퇴직 연령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사회통념상 퇴직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 중앙일보와 경총은 통계청과 같은 55~64세를 대상으로 하되 40세 이후 퇴직한 사람만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지난해 평균 퇴직 연령은 과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분석에선 55~64세 고령자 가운데 기존 일자리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가 213만6000명이라는 점도 처음 확인됐다. 이는 55세 이상 고령근로자 중 34.8%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58세였다. 평생 일한 적이 없는 사람도 18만명(3%)이었다. 이들은 모두 퇴직 연령 계산에서 제외됐다.

 그렇다면 이들이 퇴직한 뒤 받는 연금은 얼마나 될까. 55~79세 가운데 연금을 받는 사람은 45.7%인 519만8000명이다. 이 가운데 92.4%(480만2000명)가 월 150만원 미만의 연금을 받는다. 이들의 월평균 수급액은 25만4000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7.6%에 해당하는 사람이 월평균 245만5000원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퇴직한 근로자가 받는 연금의 10배 가까운 액수다. 경총 류기정 이사(사회정책본부장)는 “이런 격차는 공무원연금과 같은 특수연금의 수급액이 국민연금에 비해 워낙 높은 기형적인 노후보장체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연금 수급자 가운데 공무원연금을 받는 조건인 20년 이상 가입자를 추리면 최고액 수급자가 170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공무원연금은 200만원 넘게 받는 사람이 전체의 54.6%에 달한다. 800만원 이상 받는 사람도 있다.

 연금수급액이 많을수록 고용률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일하지 않고 연금에 기대 산다는 얘기다. 연금액이 150만원 미만인 사람은 45.7%가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150만~300만원 수령자는 35.8%, 300만원 이상 수령자는 28.8%만 일터를 지킨다. 경총 최문석 책임전문위원은 “향후 통계청이 고령층 부가조사를 할 때는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같은 주된 연금의 종류를 구분해서 연금수급액의 격차를 따지고, 그 원인을 분명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만 연세대(경제학) 교수는 “연금 간 격차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연금의 불평등 때문에 국민은 늙어서도 일하고 공무원은 퇴직한 뒤 논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외국처럼 연금에 의존해 생활하는 대신 일하면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과 연금 개혁을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기찬 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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