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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띠vs 오바마 망…누가 아시아 품을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의 주도권을 놓고 맞붙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아시아 재균형(rebalance) 정책’을 재확인한 지 한 달여 만에 시 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본격화했다. ‘아시아 재균형 vs 일대일로’를 통해 아시아를 각자의 국익에 맞춰 그리겠다는 두 정상의 전략이 충돌하면서 주도권 경쟁은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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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주석이 지난 28일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열린 보아오(博鰲) 포럼 연차총회에서 제기한 일대일로는 과거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었던 중화의 전성기를 다시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외교부·상무부가 설명한 일대일로는 육상과 해상으로 동서를 이어 60여 개국 44억 명을 묶는 거대 경제권을 중국 주도로 구축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일대(一帶)는 한나라와 당나라의 번영을 일궜던 동서 교역로인 실크로드와 유사하다. 중앙아시아를 거쳐 터키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유라시아 횡단 축이다. 일로(一路)는 명나라 전성기인 영락제 시절 정화(鄭和)의 남해 원정로와 흡사하다. 미국이 도서 분쟁을 일으키지 말라고 경고하는 남중국해를 지나 말라카 해협을 통과해 인도양~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원정길에 지중해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축을 연결했다. 중국 정부는 육·해상의 두 축을 통해 해당 국가들의 교통 인프라를 연결하고 자유무역지대를 만들며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확산시키는 ‘범 중화경제권’을 제시했다. 중국의 부상을 뜻하는 중국 굴기가 아시아를 지나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육상·해상의 창(窓)으로 구체화됐다.

 그러나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의회에 제출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의 아시아 그물망 구상과 배치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재균형정책’에서 미국 주도로 아시아 태평양을 군사·경제적으로 엮는 전략을 그렸다. 재균형 정책은 군사적으론 일본·한국·필리핀·호주와 미국이 맺은 양자 간 동맹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경제적으론 일본·호주·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12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맺어 태평양 양쪽을 잇는 자유무역지대 추진이 축이다. 또 중국과 경쟁하는 인도와 ‘전략적·경제적 파트너십’을 선언하며 인도를 ‘지역 안보의 제공자’로 명시했다. 중국의 대국굴기(大國<5D1B>起·대국이 일어서다)를 포위하는 미국의 그물 전략이 담겼다.

 두 정상은 주도권 확보라는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시 주석은 보아오포럼에서 “아시아가 운명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자”고 강조했다. 운명 개척의 기관차는 물론 중국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리더십은 이 지역의 장기적인 궤적을 그리는 데 필수적”이라며 “미국은 태평양의 파워였고 파워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에서 미국 파워를 위협할 국가는 중국 정도다. 이지용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이 제기한 운명 공동체는 과거 중국이 이끌었던 아시아의 중화 질서를 연상시킨다”며 “아시아에서 21세기판 중화 질서를 중국이 만들려 하는데 미국이 방관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중 경쟁에 일본은 ‘과거사 다시 쓰기’로 가세했다.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아시아에서 일본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과거사의 족쇄를 없애려 하고 있다.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 세계 평화)와 팍스 시니카(중국 주도 세계 평화)의 충돌은 한국 외교엔 난제를 예고한다. 일대일로의 후방 지대이자 재균형의 최전방이 한반도다. 이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홍역을 치르고 있는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만만치 않은 외교력을 필요로 하게 됐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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