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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석의 대동강 생생 토크] 북한 원유 매장량 세계 8위? … 채굴비 없어 '그림의 떡'

북한에 원유가 있을까. 오래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어쨌든 외국 기업들은 북한 원유 탐사에 뛰어들고 있다.

 몽골의 에이치비오일(HBOil JSC)은 2013년 6월 북한의 국영 정유회사인 승리화학연합기업소의 지분 20%를 1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북한 나선특별시 등에서 내륙 유전과 가스전 탐사에 나서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에이치비오일은 지난해 5월 평양 양각도 호텔에 사업 이행을 위한 사무실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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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영국 아미넥스사는 2004년 북한 동해 동한만 분지에 원유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북한 전 지역에서 20년간 원유 탐사와 개발을 하기로 북한 조선원유개발총회사와 계약했다. 아미넥스의 홀 사장은 “북한에서 채굴 가능한 원유 매장량은 40억~50억 배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미넥스사는 2012년 급변하는 북한의 정치상황을 이유로 북한 사업을 포기했다.

 중국도 북한 원유에 관심이 많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2005년 서한만 분지에 약 60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다고 발표했다. 노두철 북한 부총리는 중국과 서한만 분지의 원유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북·중 관계가 냉랭해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지역 외에 함경북도 명천군에 3억 배럴, 함경북도 온성군에 1억~3억 배럴 등이 매장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매장량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평안남도 안주군과 개천군에도 원유가 매장돼 있다는 말들이 많다.

 북한 원유에 대한 관심은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먼저 촉발시켰다. 정 명예회장은 1989년 방북 후 “평양이 기름더미 위에 떠 있다”고 말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한 대외경제성 관계자는 “북한의 원유 매장량은 600억~900억 배럴 정도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어느 정도 믿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원유매장량은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세계 8위에 해당된다. 어쨌든 북한에 원유가 상당량 매장돼 있다는 말은 점점 정설이 되는 듯하다. 그렇더라도 현재는 그림의 떡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모두 원유 채굴에 관한 문제다. 첫째, 비용이다. 원유 탐사를 위해 광구 하나를 개발하는 데 시추선 등 10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북한은 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외부 투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둘째, 채굴 장비가 거의 없다. 북한은 중국산 채굴 장비를 수입하려고 10년 전부터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했다. 채굴 장비가 금수품목인데다 중국이 북한의 원유 탐사에 부정적이다. 북한이 원유를 채굴하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의 판단이다.

 북한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들여 오고 있다. 중국은 다칭(大慶) 유전의 원유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단둥(丹東)을 거쳐 북한 신의주로 건넨 뒤 평안북도 피현군 소재의 봉화화학연합기업소로 보낸다. 총 연장 1000㎞. 봉화화학연합기업소는 중국에서 들여온 원유를 가공해 휘발유·등유·경유·윤활유·항공정유 등으로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최근 북·중 관계가 불편해져 원유 공급이 줄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러시아는 북·중처럼 파이프라인이 없어 선박으로 원유를 보낸다. 선박은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 항구에서 출발해 나진항·청진항 등으로 들어간다. 아직은 중국보다 적은 양이지만 최근 북·러 관계가 좋아지면서 조금씩 중국을 대신하고 있다. 북한은 나진항 근처에 있는 승리화학연합기업소에 들어오는 러시아산 원유에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 무관세를 적용한 것이다. 그 영향으로 러시아산 원유가 중국산보다 저렴하다. 최근 북·러 간의 훈풍을 반영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북한은 최근 유가가 급락하자 원유 탐사 대신 수입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산 원유를 더 수입하고 있다. 코트라가 집계한 지난해 1~9월 북한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원유는 약 1500만 달러.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하지만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채산성을 고려해 현재는 원유 수입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국제 유가가 오르면 탐사 및 개발을 재개할 것”이라며 “한국기업이 참여하기를 북한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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