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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 사용설명서] AS 직원에게 욱해버린 나

분노조절장애가 전 사회로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욱’하는 성격을 못 이기고 사고 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거죠.

 어쩐지 다들 조금씩 화가 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고무신 거꾸로 신고 떠난 애인 때문에,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해도 받아주지 않는 사회 때문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회사와 가정생활 때문에 등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렇다고 함부로 화를 낼 수도 없으니 분은 계속 속에서 쌓여만 갑니다.

 윤대현 교수는 8면 ‘스트레스 클리닉’에서 공연장에서 떠드는 뒷사람 때문에 ‘욱’한 30대 남성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윤 교수는 ‘인간의 자연스런 감정인 친절이 상업화되다 보니 분노 조절의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차를 살 땐 차의 성능이 좋으면 그만인데 판매 직원의 불친절에 차를 반품하겠다고 노발대발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그런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고장난 스마트폰 때문에 고객센터에 찾아가 AS 사원에게 마구 화를 낸 적이 있습니다. 이미 콜센터에 전화해서 한바탕한 다음이었는데도 말이죠. 대체 그 AS 직원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규정이 그러니 그렇다고 설명한 것뿐인데 말이죠. 규정이 정당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그 AS 직원한테 노발대발한 건 적절한 행동은 아니었죠.

윤 교수의 말에 따르면 내 뇌가 지치고 피로하면 더 쉽게 화가 난다고 합니다. 그러니 잘 놀아서 뇌를 즐겁게 해줘야 한답니다. 또 화가 날 때 몸의 생물학적 공격 반응을 이완하기 위해 깊은 심호흡을 하거나 조용히 걸으면서 즉각적인 분노 반응을 지연시키는 건 분노 조절의 한 가지 방법이라고 하네요.

 커버 스토리에서는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사교육 실태를 담아봤습니다. 남자 아이들의 경우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아이들과 축구팀을 짜서 교습을 받는 건 꽤 오래된 일입니다. 놀이터에 가도 친구가 없는 요즘 애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방법은 그렇게 팀을 짜서 돈을 내고 사교육을 받는 것뿐이죠. 학교에선 체육보다 학과 공부를 중시하고, 다양한 학년들이 뒤섞이고 강사가 자주 바뀌는 방과후교실에선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더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은 부모들이라면 스포츠까지도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터란 공터는 모두 고층 아파트나 빌딩으로 채워지는 요즘 아이들이 뛰어놀 곳은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두 자녀가 영국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는 서울 개포동의 한 주부는 “영국에선 학교가 아이들의 체육 교육을 엄청나게 중시하기 때문에 학부모가 아이들에게 뭘 시킬지 고민하지 않아도 됐다”며 “한국에 돌아온 후론 학원 공부에만 매달려야 하는 아이들이 불쌍하지만 현재로선 공부가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스포츠 교육을 시켜봤지만 중학생이 된 후부터는 그마저도 마땅치가 않더군요. 제일 좋은 건 학교에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을 시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에너지를 발산하고 체력을 키워야 하는 청소년기를 학원 책상 앞에서 보내는 우리나라 청소년들. 이 답답한 현실이 개선될 방법이 있을까요.

 그리고 ‘화장품 썰전’이 이번 주부터 조금 달라졌습니다. 대화체로 형식을 바꿨습니다. 반말체입니다. 반말체가 조금 건방지게 들릴까 걱정스럽지만 ‘썰전’이라는 이름답게 신랄한 평가를 전달하려면 존대말보다 반말체가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바타도 20대, 30대, 40대 등 연령별로 새로 구성했습니다.

 인기리에 연재되던 ‘맛대맛’ 코너는 막을 내리고 이번 주부터는 ‘이야기가 있는 음식’ 코너를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 나왔던 팥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서울 최고의 팥죽 가게 네 곳도 알려드립니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팥죽 한 그릇 어떠세요.

박혜민 메트로G팀장 acirf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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