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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까지 넘보는 아마존·넷플릭스 … 할리우드가 떨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절대 강자 넷플릭스를 콘텐트 명가에 올린 히트작 ‘하우스 오브 카드’(아래 왼쪽), 새 블록버스터 ‘마르코 폴로’(아래 오른쪽). 넷플릭스 리드 해스팅스 CEO(위)는 “200여 개국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한다.

‘스트리밍 에브리웨어’ 시대다. 음악이든 영화든 TV프로그램이든 온라인 스트리밍 소비가 대세란 뜻이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Over the top) 절대 강자인 넷플릭스와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는 아마존. 새해 초 두 거물의 콘텐트 제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 세계 50개국 가입자 5700만 명(미국 3900만 명, 해외 1800만 명)에 이르는 넷플릭스. 글로벌 흥행작 ‘하우스 오브 카드’(2013) 와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2014)으로 에미상·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하며 콘텐트 경쟁력을 인정받은 데 이어 지난 연말 천문학적 제작비를 쏟아부은 ‘마르코 폴로’를 선보였다. 『동방견문록』의 주인공 마르코 폴로의 여정을 담은 10부작 드라마다. 총제작비가 9000만 달러(약 1000억원)로 TV드라마로는 역대 최고다. 편당 약 100억원의 제작비다. 지금까지 최고 제작비는 시즌당 5000만 달러(약 551억원)를 쓴 HBO의 ‘왕좌의 게임’이었다.

 베네치아,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등에서 촬영한 ‘마르코 폴로’는 올 3월 호주와 뉴질랜드 진출을 필두로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노리는 넷플릭스의 ‘지역 맞춤형 콘텐트’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독일 등 유럽 6개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넷플릭스는 다음 타깃으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지목해 왔다(2016년 국내 진출설도 나오고 있다). 제작 규모에 비해 ‘하우스 오브 카드’만 한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으나 ‘마르코 폴로’는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현재 9개의 시리즈 드라마를 상영 중인 넷플릭스는 이달 말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3, 5월에는 마블 코믹스 원작인 ‘데어데블’을 선보인다. ‘데어데블’은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마블 코믹스 원작의 스트리트 히어로물 총 5개 중 첫 번째 작품에 해당한다.

 넷플릭스의 최고 콘텐트담당자 테드 사란도스는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열린 UBS 글로벌 미디어 및 커뮤니케이션 콘퍼런스에서 “2019년까지 오리지널 드라마들을 매년 20편씩 선보일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콘텐트 제작자가 되려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넷플릭스는 영화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배우 애덤 샌들러와 계약한 데 이어 올해는 리안 감독의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와호장룡’ 속편을 배급·제작한다. ‘하우스 오브 카드’ 때 13편 몰아보기 편성을 선보였던 것처럼 ‘와호장룡2’는 넷플릭스·극장 동시개봉을 추진한다.

 ‘IT 유통 공룡’ 아마존도 올 들어 콘텐트 제작의 고삐를 바짝 쥐었다. 2010년 창립했으나 별 성과 없었던 아마존 스튜디오가 우디 앨런을 영입하며 넷플릭스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우디 앨런이 극본·연출을 맡은 TV 시리즈물을 스트리밍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고 발표하자 할리우드가 뒤집어졌다. 깐깐한 지성파 감독인 앨런이 TV드라마를 연출하며, 그것도 아마존이 파트너란 점 때문이다. 30분짜리 TV시리즈 ‘언타이틀드 우디 앨런 프로젝트’는 내년 미국·영국·독일에서 방영된다.

아마존과 손잡고 첫 번째 TV 시리즈를 선보일 우디 앨런(아래 왼쪽). 아마존 스튜디오의 첫 번째 자체 제작 TV드라마 ‘트랜스페어런트’(아래 오른쪽). 올 골든글로브에서 TV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등을 차지했다. 위 사진은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중앙포토]

 아마존 프라임은 또 올해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의 스티븐 소더버그 등 유명 영화감독들이 제작한 드라마 시리즈 ‘레드 오크스’도 선보인다. ‘글래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 감독도 아마존과 손잡고 드라마 파일럿 제작에 들어갔다.

 아마존 스튜디오는 영화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1년에 12편의 영화를 제작해 극장에 개봉하고 1~2개월 뒤 아마존 프라임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제작 부문 책임자로는 ‘와호장룡’ ‘음식남녀’ 등을 제작한 제작사 ‘굿 머신’의 테드 호프를 낙점했다. 주로 독립·예술영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아마존이 자체 제작한 TV 드라마 1호 ‘트랜스페어런트’는 지난달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남우주연상을 받았다. 10회 몰아보기 편성으로 선보인 드라마였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콘텐트 제작 경쟁은 여타 OTT 업체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훌루는 스티븐 킹 원작의 ‘11/22/63’ 리메이크에 들어갔다. 미국의 케이블 채널 HBO 역시 본격적인 OTT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문연 디즈니 채널 사장은 “글로벌 OTT들의 오리지널 대작 콘텐트 제작 경쟁은 앞으로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플랫폼을 가진 이들이 직접 콘텐트를 제작해 그 여파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영신 미디어산업정책 박사는 “넷플릭스는 제작에서 유통까지 빅데이터 활용 능력이 최고”라고 평했다. 실제로 ‘하우스 오브 카드’는 북미 2500만 가입자 정보를 바탕으로 극본·장르·캐스팅까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획했고 그 결과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아마존은 동영상 스트리밍을 하면서 관련 상품을 직접 구매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것이 강점으로 지목된다. 아마존은 이미 워싱턴포스트의 일부 기사에도 ‘구매’ 버튼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공격적인 행보는 기존 TV산업은 물론이고 영화산업에까지 지각변동을 예고 하고 있다. 기존 업자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미국 일부 극장 체인은 넷플릭스 ‘와호장룡2’의 극장 상영을 거부했다. 또 극장 개봉 → 온라인 스트리밍까지 시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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