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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솎기 없는 '강포도농법' 터득 … 노동력 줄이고 당도 '수확 늘고'

강혜원 대표는 알솎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강포도농법을 개발했으며, 농림부 WPL을 통해 이를 다른 농민·농고생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사진 영광포도원]
포도농사 20년. 그중 12년간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포도농법을 연구했다. 그렇게 해서 강포도농법을 탄생시켰다. 기존 농법에 비해 인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재배 방법이다. 그는 다른 농민들에게, 농고생들에게 강포도농법을 나눠주고 있다. 농림부 WPL(품목별 현장실습교육) 교수로 2009년부터 강의하고 있다. 작년엔 110일을 강의했다. 다른 인력 없이 부부가 1만1570㎡(약 3500평)의 영광포도원을 경영하며 이만큼 강의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강포도농법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강포도농법의 특징은.

 “강포도농법이란 포도나무의 생리 특성을 알고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포도나무 입장에서 포도나무를 조절하는 방법이다. 포도나무의 생육 목적은 씨앗을 퍼트리는 것이다. 포도알은 이를 위해 과육으로 포장돼 있는 것이다. 이에 관심을 가져야 좋은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 나무 스스로 종족보전 욕구가 강한 나무가 되게 관리하는 것이 요체다. 나무의 힘이 넘치면 종족보전 욕구가 줄어들어 포도 맛이 없고, 나무 힘을 적절하게 통제하면 종족보전 욕구가 커져 맛이 좋아진다. 이 원리를 파악해 포도나무의 능력을 최대한 인정하며 수세(樹勢)를 통제해 최고의 열매를 딸 수 있는 법을 찾은 것이다. 곁순과 넝쿨손을 적당히 남겨 수세를 조절함으로써 알솎기를 하지 않아도 포도송이가 달리게 하는 방법도 알았다. 일본의 한 논문에 의하면 포도잎이 나와 60일이 지나면 광합성 양이 반감된다. 이를 더 연구해 곁순의 잎이 있어야 함을 터득했다. 이젠 포도나무를 보면 포도가 제대로 익을지 판단할 수 있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의구심도 있다.

 “사실이 아니다. 품평회에서 은상을 받았다. 상품성 있는 포도는 한 송이에 약 70 알이 달려야 한다. 강포도농법은 수세를 조절해 나무 스스로 70알짜리 송이를 맺게 하는 것이다. 봉지를 쌀 무렵이면 강포도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는 50% 가량 성장한다. 이걸 보면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봉지를 싼 후에 알이 급격하게 커져 상품성 있는 포도가 된다. 생산량도 웨이크만식 같은 일반 재배방법에 비해 70% 정도 많다.”

강혜원 대표는 120여 종을 실험재배해 보고 우수 품종 34종을 선정, 생산하고 있다. [사진 영광포도원]
 -생산성도 높다는 것인가.

 “포도나무 한 마디에서 순(열매를 맺는 가지)을 하나 받아 포도 2 송이를 수확하는 게 일반적 방법인데, 강포도농법에선 2~4개의 순을 받아 3 송이 이상 수확한다.”

 -상품성이나 관리상의 문제는 없는가?

 “포도가 많이 달리면 열매가 수세를 통제하는 역할을 해서 더 좋은 열매가 된다. 강포도농법으로 재배하면 잎이 작고 도톰해 순을 2개 이상 받아도 복잡하지 않고 광합성도 활발해 품질이 좋다.”

 -포도나무 수명도 연장시킬 수 있나.

 “수령 10년쯤 되면 포도 맛이 없다고 잘라내는 걸 볼 수 있다. 수간(나무 사이)이 좁아 나무의 힘이 넘쳐 종족보전 욕구가 떨어진 게 원인이다. 강포도농법에선 수간을 12~36m까지 펼쳐준다. 수세를 최대한 발현하게 하고 포도를 수확하는 것이 강포도수형이다. 나무는 정부우세성(나무가 위로 향하고 가장 높은 곳의 가지가 우세한 성질)을 갖고 있으며 이등변삼각형 형태로 자란다. 이것을 직사각형으로 만드는 수세 제어 방법이 강포도수형의 기본 개념이다.”

 -국내 재배가 어렵던 품종도 키울 수 있나.

 “유럽 품종은 대부분 품질이 우수하나 추위에 약하다. 동해(凍害)는 하우스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문제는 수세가 강해 웨이크만식 재배가 어려운 것이다. 또 우리나라는 여름 강수가 많아 물 주기 조절 법도 터득해야 한다. 와인 전용 품종의 재배도 성공했다. 수요만 있으면 언제든 생산할 수 있다. 총 120여 종을 재배해 봤고, 그중 34종을 선발해 생산하고 있다.”

 -유기농법도 성공의 중요 원동력이다.

 “대학 졸업 무렵 한국유기농업협회 한남용 선생님에게서 유기농 포도농사에 대해 듣고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무경운(갈지 않음), 무퇴비(퇴비를 주지 않음), 무투입(화학비료·영양제 등을 사용하지 않음)이 내가 하는 유기농의 특징이다. 요체는 풀을 키우는 것이다. 풀이 죽으면 유기물·공기·수분이 땅속까지 들어가 토양이 자연스레 떼알구조(홑알의 흙들이 여러 알 붙어 있는 토양 구조)로 된다. ”

 -개발한 재배법을 흔쾌히 나누고 있는데.

 “내가 개발했지만 하늘의 선물이라 생각한다. 포도나무 생리를 알게 된 것이 기뻐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사명감도 있다. 우리 농민들이 시장 개방 여파에서 살아남고 돈을 벌기를 바란다. 2009년에 WPL 1기 교수로 지정됐다. 연간 전국에서 30여 명이 와 교육을 받으니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 이수자들로 강포도회를 만들어 모임을 갖고 있다. 공동브랜드화도 꿈이다. 농고생도 가르친다. 농업인이 되려는 농고생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와서 배우고 흥미를 갖고 돌아가는 학생들이 있다.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나는 대학 다닐 때부터 지식인이 농업을 해야 농업이 발전한다고 생각했다.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서 농업에 대한 사회 인식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본다.”

김승수 기자

◆강혜원 대표는 =1995년 우석대 조경학과를 졸업한 후 영광포도원을 개원하고 포도농사를 지으며 강포도농법을 개발했다. 친환경 농산물 품평회 우수상(2002년)을 수상했으며, 신지식농업인장(2005)에 선정됐다. WPL교육장(2009), 대한민국 스타 팜(Star Farm)에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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