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안철수가 2014년 2월 합당 당시로 돌아간다면…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the300][지방자치 20년, 생활 바꾸는 정치로 ④-1]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논란 재점화]

본문이미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지난해 상반기 야권 정치지형을 바꿔놓은 '빅 이슈'였다. 안철수의 '새정치연합'과 민주통합당이 합당을 선언하면서 내 건 명분이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에서 공약으로 내건 사항이기도 했다. 그만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정치권 뿐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정치개혁 과제로 손꼽혀왔다.


그럼에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국회의원들이 지역 정치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난이 거셌지만 정당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되면 유권자들의 혼란이 가중된다는 현실론에 밀렸다.

정치권 대신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나섰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기초선거 정당공천'이란 전봇대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취지다.


◇공천헌금에 매관매직…중앙정치 예속의 악순환


"지역에 따라 공천만 되면 당선이 보장된 곳에서는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에 공천헌금을 내는 일이 비일비재할 뿐 아니라 구청 1급 어느 자리는 5000만원, 2급 어느 자리는 3000만원, 가격이 아예 매겨져있다."

한 전직 구청장의 증언이다.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을 빌미로 자리를 사고파는 매관매직이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주의가 여전히 강하게 나타나는 우리나라 정치 문화 속에서 정당공천이 중앙정치에 지역정치를 예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공천=당선'인 특정 지역에선 특히 국회의원들이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들에 대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들에 의해 당선이 좌우되는 탓이다.

충청 지역의 한 초선 국회의원은 "영남이나 호남에서는 국회의원 집에서 김장할 때 군대처럼 구청장 부인, 시의원 부인 등이 일하러 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중앙과 지방 간 계급 사회나 다름없다"고 개탄했다.

기초단체나 의회의 무용론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앙정치에 휘둘려 특정정당의 지역관리자로 전락해 주민 자치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천에서 탈락해 당을 탈당하고 당적을 변경해 주민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빈번한 것도 정당공천의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정당공천 폐지되면 여성·소수자 참여 막혀"

그러나 유권자들이 정당별 후보 선택에 익숙해 있다는 현실을 간과하기 어렵다는 것이 여야 정치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당에서 1차로 후보를 걸러주는 순기능이 사라질 경우 오히려 기초선거에 나서는 후보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

또한 정당 공천 없이는 자금과 조직 동원이 가능한 지방 유지와 토호세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져 지역 일꾼을 뽑는 '풀뿌리 정치'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이나 장애인 등 소수자의 정치 참여에 대한 배려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점도 정당공천 폐지를 반대하는 근거다.

보다 근본적으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가 헌법에 위배돼 제도화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후보자의 정당표방 금지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다. 실제 지난 2003년 정당표방 금지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반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지지하는 측은 2003년 헌재 결정이 정당표방에 대한 판결이지 무공천 자체가 위헌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본문이미지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분석 자료


여야 정치권은 대신 정당공천을 유지하되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휘두르는 폐해를 막기 위해 국민완전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내세우고 있다. 공천권을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대표 경선에 나서면서 분권 전략의 일환으로 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추천권을 중앙당이 아닌 시도당으로 이양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지발위는 정당공천제 폐지에 따른 보완책으로 여성의원 선출비율 확대, 정당표방 허용, 기표방식 개선, 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 단계적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중 정당표방 허용은 정당 무공천으로 후보에 나서더라도 지지하는 정당은 표방할 수 있도록 해 위헌 소지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기초선거 공천폐지를 당론으로 정했던 옛 민주당이 대안으로 내세운 방안과 유사하다.

정당 공천을 하지 않는 교육감 선거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받지 않은 교육감의 경우 지역과 상관없이 진보 성향의 공약을 내세운 교육감들이 당선돼 주목을 끌었다. 기초단체장이나 의원 선거 결과가 지역별 정당 성향과 거의 일치된 것과 대조된다.

결과를 지역별, 인구비례별로 분석한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받지 않는 교육감의 경우 유권자가 정당에 기대지 않고 후보의 공약이나 경력을 살펴본 뒤 투표해야 했다"라며 "기초자치단체장이나 기초의회의원도 정당공천을 폐지하면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우리나라의 투표 행태를 개선하는 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