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258> 江南通新 2위 맛집의 비결






매주 수요일 江南通新 맛대맛라이벌을 통해 지금까지 소개된 각 요리별 2위집은 은성보쌈을 비롯해 모두 35곳(일본식 라멘·샤브샤브는 공동 1위라 2위 없음, 김치찌개는 1위 없이 2위와 공동3위 두곳 소개)이다. 비록 아깝게 1위를 놓치기는 했지만 1위집 못지 않게 오랜 역사에 좋은 식재료를 고집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기존 조리법을 탈피해 새로운 맛을 만들어낸 곳도 적지 않았다.

심영주 기자
1위집 못지 않은 자부심

 맛대맛 라이벌 지면에 등장하는 1·2위집은 두 번의 검증을 거친다. 요리연구가나 유명 호텔 셰프 등 맛 관련 전문가 5~7명으로부터 중복 추천 받은 집을 후보로 정한 후, 일주일 간 독자투표를 거쳐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두 집을 소개한다. 이미 맛집으로 소문난 곳들이 경쟁하기 때문에 한두 집이 압도적인 표를 얻는 경우는 드물다. 지금까지 36가지 음식을 소개하는 동안 1위와 2위집 표차가 5%포인트 미만인 경우가 14번이었다. 2위 집 역시 1위 못지 않은 맛집이란 얘기다. 실제로 2위집 주인들은 모두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최고의 식자재만 고집하는 것도 1위와 다르지 않았다.

 만족오향족발(족발)은 1.8㎏ 크기 국내산 생족만 쓴다. 족발을 삶을 때 크기가 제각각이면 양념이 고루 배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한규(42) 대표는 “족발을 삶는 육수도 팔각이라는 향신료에다 육질의 쫀득한 느낌을 더해주는 우리 집만의 비밀재료를 넣어 맛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강원정(삼계탕)의 함호식(55) 사장은 부화한 지 50~55일 된 수탁인 웅추만 고집한다. 20~30일 만에 속성으로 키운 닭보다 육질이 탄탄해 삶은 시간은 2~3배 더 걸리지만 쫄깃해 맛이 더 좋기 때문이다. 또 미리 삶아놓지 않고 하루 두 차례 나눠 삶는다. 육수는 닭발과 당귀를 6시간 동안 푹 끓여 사용한다.

 1980년대부터 오리구이를 선보인 신정은 조리과정이 6단계나 된다. 깨끗이 씻은 오리를 빙글빙글 돌아가는 통에 양념과 같이 넣어 맛이 잘 배게 한다. 이어 오리 뱃속에 양념을 넣고 꿰맨 뒤 2~3시간 말려 물기를 뺀다. 그리곤 오리를 기름에 튀겨 바비큐 통에 넣고 굽는다. 전 과정을 다 거치려면 한나절이 걸리기에 준비한 오리가 떨어지면 그날 장사를 접는다.

 맛을 위해 밤잠을 마다하는 주인도 적지 않다. 원조할머니두부집(손두부)은 지금도 옛날 방식으로 두부를 만든다. 미리 10시간 불린 콩을 갈고 끓여 간수(두부를 만들 때 사용하는 응고제)로 물을 빼고 굳히는 데까지 4시간은 족히 걸린다. 유봉희(64) 사장이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이유다. 그는 또 국산 콩만 쓰고 고춧가루는 충남 예천에서 직거래하는 등 식재료를 철저히 관리한다. 원조마산할매아구찜(간장게장) 변옥순(87) 사장 역시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이틀에 한 번꼴로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가게에서 간장을 끓인다. 비린내와 잡내 없는 게장을 만들려면 이렇게 직접 끓인 간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게는 수온이 찬 연평도 앞바다에서 잡은 것만 쓴다.

불친절하다고? 모르는 소리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맛집을 선택할 때 맛뿐 아니라 주차나 위생, 또 서비스까지 중요하게 생각한다. 맛대맛 라이벌에 등장한 집 가운데는 이런 기준에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곳도 있다. 하지만 주인에게 직접 이유를 들어보면 오히려 주인의 철학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동극장 옆 남도식당(추어탕)은 전화기가 없다. 그러니 당연히 예약을 받을 수 없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지만 여기엔 사연이 있다. 18석 규모의 작은 식당이라 점심시간이면 늘 40~50여 명씩 줄을 서서 기다린다. 유명 맛집으로 알려진 후 인근 관공서에서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높은 분이 가니 자리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자주 들어왔다. 식당 관계자(※수 차례 요청에도 정식 인터뷰는 거절해 주인 이름을 적을 수 없었다)는 “미리 온 손님은 다 줄 서 있는데 누구만 그렇게 해 줄 순 없었다”며 “아예 전화기를 없애고 오는 순서대로 똑같이 자리를 내준다”고 말했다.

 금강수림(장어구이)은 단골에게도 데면데면 대한다. 다른 식당에선 단골이 오면 일부러 사장이 찾아가 얼굴을 비추지만 이곳에선 절대 찾아가지 않는다. 이영진(38) 사장은 “처음엔 인사하러 들어갔는데 한잔 두잔 권하는 술을 받아먹다 보니 손님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할 수 없더라”며 “아무리 대단한 손님이 와도 손님방에 들어가지 않는 걸 원칙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한국은 배달음식 천국이다. 한밤중에도 전화 한통이면 거의 모든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맛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배달은커녕 포장도 해주지 않는 곳이 있다. 김삿갓막국수가 대표적이다. 김제수(58) 사장은 “메밀은 만든 후 조금만 지나도 변질돼 제맛이 안 난다”며 “만삭의 임산부가 애원해도 절대 포장은 안 해준다”고 말했다. 밀가루보다 가격이 다섯 배나 비싼 봉평산 메밀만 16년째 고집하고 있으니 그만큼 예민할 수밖에 없다.

 대가방(탕수육) 역시 ‘배달도, 서비스 음식도 없는’ 곳으로 유명하다. 중식당 가면 일반적으로 내오는 짬뽕 국물이나 군만두를 여기선 기대하면 안 된다. 세종호텔 중식당과 동부이촌동 홍보석, 63빌딩 중식당을 거친 대장리(64) 사장은 “배달음식점이 아니기 때문에 짬뽕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한 그릇씩 새로 만든다”며 “서비스로 줄 국물이 없다”고 말했다.

강남 vs 강북 대표 맛집

 맛대맛 라이벌에선 공교롭게도 강남·북에 있는 집이 각각 1, 2위로 뽑힌 경우가 많았다. 무려 15번이 강남·북 대결구도였다. 그 중 강남 맛집이 1위 8번, 2위 7번이었다.

 대치동 외고집설렁탕(설렁탕)은 100년 전통의 종로 이문설농탕 못지 않게 유명한 강남의 대표적 설렁탕집이다. 이 집은 투플러스 등급 횡성한우만 사용한다. 소고기 가게가 줄줄이 문을 닫았던 2008년 광우병 사태부터다. 강병선(46) 사장은 “정신없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다 갑자기 매출이 뚝 떨어지니 여유가 생기더라”며 “한국 최고의 설렁탕집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이루려면 맛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생각에 투플러스 등급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래마을의 담장옆에국화꽃(떡)은 한국식 디저트 카페의 선두주자다. 낙원동 낙원떡집이 전통방식으로 떡을 만든다면 여기서는 오븐이나 베이킹파우더를 활용한다. 가장 인기가 있는 구움찰떡은 찹쌀가루·쑥가루·밤·호두·완두콩 등을 넣은 뒤 베이킹파우더를 조금 섞는다. 이걸 적당한 크기로 떼어내 오븐에 굽는다. 오숙경(46) 대표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챙겨주려 빵과 떡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빵보다는 떡이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서초동 들름집(비빔밥)은 전주식 전통 비빔밥을 하는 명동 고궁과 달리, 싱싱한 멍게를 간장에 비벼먹는 비빔밥을 내놓아 성공했다. 문성도(62) 사장은 우연히 통영에서 초장에 비벼먹는 멍게비빔밥을 먹어본 후 초장 대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간장비빔밥을 고안해 냈다.

 응암동 감자국거리에서 3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이화감자국(감자탕)은 신사동 닭한마리감자탕에 대항하는 강북 맛집이다. 웃돈을 얹어주고라도 살 많은 부위를 사오는 김귀례(66)사장의 고집, 콩나물·쑥갓을 넣어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맛이 오랜 시간 사랑받은 비결이다. 후한 인심도 단골의 발길을 잡는 이유다. 감자국거리의 다른 식당에선 2만5000원짜리 소(小)자를 시키면 냄비에 돼지뼈 네 조각을 담는 게 불문율이라고 한다. 하지만 김 사장은 다른 집보다 1.5배 큰 냄비를 써서 3~4개 뼈를 더 준다. 또 기본만 시키면 고기를 달라는 대로 무한리필해준다. 그는 “우리 가게에 왔으면 배불리 먹고 가야 한다”며 “나는 자식도 다 컸고 용돈이나 벌면 돼서 큰 욕심이 없다”고 말했다.

 성북동 금왕돈까스는 잠원동 한성돈까스 못지않게 유명한 돈가스 집이다. 30년 가까이 장사를 해온 만큼 나이 지긋한 60~70대 손님도 많은데, 기름을 매일 바꾸는 등 기름관리를 철저히 해 나이 많은 사람이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다. 특히 이 집은 돈가스와 풋고추를 함께 내기 시작한 원조집이다. 아버지에 이어 20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김현준(44) 사장은 “풋고추를 같이 주는 걸로 유명한 남산 돈가스도 우리집에서 퍼져나간 것”이라며 “원래 그 동네는 순두부거리로 유명했는데 90년대 후반부터 우리집 스타일을 따라하면서 돈가스 거리로 변하더라”고 말했다.

심영주 기자

독자와 함께 만듭니다  뉴스클립은 시사뉴스를 바탕으로 만드는 지식 창고이자 상식 백과사전입니다.

* 모아 두었습니다. www.joongang.co.kr에서 뉴스클립을 누르세요.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