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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가 19세기 살았다면, 모나리자 미소는 선명했다














“미술은 하나의 언어(word)다.” 저명 미술사가인 호스트 월드마 잰슨과 앤소니 잰슨 부자는 『서양미술사』에서 미술을 이렇게 규정했다. 한국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언어인 수학으로 서양미술사를 해석한 독특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KAIST 물리학과의 정하웅 교수, 한양대 응용물리학과 손승우 교수는 11세기 중반부터 19세기까지 서양화 8798점의 색상·명암 등을 복잡계 이론으로 분석했다. 두 학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명암대비가 뚜렷해지고 다양한 색상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이런 변화는 스푸마토(Sfumato, 물체의 윤곽선을 번지듯 그리는 명암법)·키아로스쿠로(Chiaroscuro,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점진적으로 변해가는 명암법) 등 미술 기법의 발전사와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헝가리 ‘물리학 컴퓨터 네트워킹 연구센터’가 운영하는 온라인 갤러리의 빅데이터 이미지를 분석했다. 분석대상의 94%가 700×700 픽셀(화소) 이상이었고 가장 큰 이미지는 1350×1533 픽셀이었다. 연구팀은 이 이미지들을 하나하나의 점(픽셀)으로 쪼갠 뒤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함수를 이용해 상관관계를 따졌다. 가령 디지털 이미지에서 색은 R(적색)·G(녹색)·B(청색) 코드의 조합으로 표현된다. 이 세 코드를 X·Y·Z축으로 바꾸면 3차원 공간에 점의 위치를 표시할 수 있다. 그림의 색이 다양하면 이런 점들이 넓은 영역에 촘촘하게 배치 된다. 명암 대비는 그림을 옆으로 눕혀 각 점의 밝기를 3차원 막대기둥으로 표시해 분석했다. 명암 대비가 강하면 막대의 높낮이 차이가 커져 3차원 그림의 표면이 울퉁불퉁해진다.

 연구팀은 이런 값을 비교해 ‘암흑시대’로 불리는 중세가 지난 뒤부터 서양화에 사용된 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명암대비는 후기로 갈수록 강해졌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르네상스·바로크·로코코 등 각 미술사조(思潮)별 특징을 정리했다. 이런 특징을 르네상스 시대 걸작인 ‘모나리자’에 적용해 색과 명암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비교하기도 했다. 과학적 연구결과를 활용해 바로크판 ‘모나리자’, 로코코판 ‘모나리자’의 상상도를 그려본 셈이다. 정하웅 교수는 “서양화가 변화해온 트렌드를 정량화·객관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고 말했다.

 미술계는 이에 대해 “원화가 아니라 디지털화된 ‘그림자’를 분석했다는 한계는 있지만 흥미로운 시도”라는 반응을 보였다. 선승혜 서울시립미술관 학예부장은 “색보다는 선이 주가 되는 한국화, 동양미술을 분석했다면 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분야에도 과학적 분석이 가능한 빅데이터 자료가 구축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한별·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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