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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준의 줌마저씨 敎육 공感] 아빠와 함께 '스크래치'를

강홍준
논설위원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은 내년 중학교에 입학하면 소프트웨어(SW) 과목을 배워야 한다. 그런데 이 소식에 손사래 치는 사람이 주변에 적잖다. 한국에서 프로그래머란 직업인들의 피폐한 삶을 조금이라도 접해본 학부모라면 더욱 그렇다. 누구나 미래 사회에서 영어만큼 중요한 언어가 프로그래밍 언어일 수 있다는 건 이성적으로 납득할 순 있다. 우리나라가 SW에서 약하다는 것도 언론을 통해 들었다. 하지만 ‘왜’에 대해선 아직 공감이 부족해 보인다. 누가, 어떻게 가르칠지 문제에 대해선 정부조차 제대로 답을 주지 못하는 지경이다. 방향만 있지 디테일은 없는 정책, 우리가 신물 나게 접하는 사례다.

 송영광(40) 대디스랩 대표는 최소한 ‘왜’와 ‘어떻게’에 대해 답을 줬다. 그는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스마트폰을 개발하던 엔지니어였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이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짜는 것)에 흥미를 갖게 하려고 고민하다 회사를 박차고 나와 결국 아예 창업했다. 그의 회사 대디스랩(www.daddyslab.com)은 아빠와 함께 코딩을 배우는 ‘아빠의 공작소’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개발한 어린이용 코딩 툴(tool), 스크래치를 활용한다. 스크래치 사이트(http://scratch.mit.edu)엔 전 세계 아이들이 이를 활용해 만든 프로그램이 600만 개나 깔려 있다. 아이들의 집단 지성이 깃든 공간이다. 누구나 쉽게 내려받아 내 마음대로 수정하고, 내 취향에 맞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가 레고 블록처럼 돼 있어 블록을 옮겨 쌓기만 하면 근사한 프로그램이 하나 만들어진다.

 송 대표는 “코딩이나 프로그래밍은 쉽고, 재미있는 거라는 생각을 갖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게임 키트 같이 생긴 게임튜브란 장비를 만들었다. 게임튜브엔 여러 가지 센서가 달려 있는데 이걸 PC에 연결한 뒤 조작하자 스크래치로 만든 프로그램이 움직인다. 프로그래밍이 PC에 파묻혀 밤새우는 골치 아픈 일이라는 인식이 확 사라졌다. 내가 프로그램을 짜고, 직접 움직여보는 과정 하나하나가 흥미롭다.

 호모파베르(homo faber). 인간은 도구를 가지고 뚝딱 뭔가를 만들어낸다. SW는 내 머릿속에 있던 작은 생각을, PC를 통해 눈으로 보고 손으로 움직이는 결과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재미있는 도구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SW 교육도 이걸 알게 해줘야 한다. 여기에서 벗어나는 순간 짜증 나는 과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강홍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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