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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억년 전 '빅뱅' 비밀 … 남극 망원경이 풀었다

남극 아문센·스콧기지에 설치돼 있는 망원경 ‘바이셉(BICEP)2’의 모습. 뒤로 찬란하게 빛나는 오로라와 은하수가 보인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17일 이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 전자기파인 ‘우주배경복사(CMBR)’에서 우주팽창의 흔적인 중력파 패턴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사진 미국과학재단]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138억 년 전 빅뱅(Big Bang·대폭발) 이후 급팽창(Inflation)해서 만들어졌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처음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우주론과 입자물리학의 새 장을 여는 혁명적인 발견”(고등과학원 물리학부 이석천 박사)이라고 평가했다. BBC 등 외신은 “노벨상 수상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17일(현지시간)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남극에 설치한 망원경 ‘바이셉(BICEP)2’를 이용해 우주가 급팽창할 때 생긴 중력파(gravitational wave)의 패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급팽창 이론’은 우주가 빅뱅 직후 한순간에 무한대 크기로 팽창했다는 이론이다. 물은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하지만 섭씨 10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기체가 되고 섭씨 0도 이하로 떨어지면 고체인 얼음으로 바뀐다. 이처럼 우주도 빅뱅 직후 에너지 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며 물질 상태가 바뀌었고 이 과정에서 방출된 막대한 에너지 탓에 우주가 급팽창했다는 것이다. 미국 MIT 앨런 구스(67) 교수는 1980년대 이 같은 이론을 처음 제시하면서 빅뱅 직후 10-34초~10-32초에 우주의 지름이 1043배, 부피는 10129배만큼 커졌다고 주장했다(연세대 이석영 천문우주학과 교수, 『빅뱅 우주론 강의』).

이 같은 급팽창 이론은 빅뱅 이론의 맹점을 보완해 주는 이론으로 각광받았다. ‘대폭발로 우주가 만들어져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단순한 빅뱅 이론만으로는 우주가 균질한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우주가 찰나의 순간 엄청난 크기로 팽창했다’는 급팽창 이론이 이에 대한 답을 준 것이다.



 이 같은 급팽창 이론은 지금껏 유력한 ‘가설’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 연구팀이 실제 관측을 통해 그 근거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빅뱅 당시 방출된 에너지가 전자기파 형태로 남아 있는 ‘우주배경복사(宇宙背景輻射·CMBR)’의 편광(偏光)을 분석해 ‘B-모드(mode)’라고 불리는 패턴을 찾아냈다. 이 패턴은 중력파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력파란 전자가 운동하며 만들어지는 전자기파처럼, 중력이 요동치며 만들어지는 파동이다. 우주배경복사에 중력파의 패턴이 있다는 것은 빅뱅 직후 급팽창에 의해 중력이 격하게 요동쳤다는 증거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이 같은 중력파 패턴은 워낙 미미해 그간 찾아내기 힘들었지만 연구팀은 지구상에서 온도·습도가 가장 낮고 대기가 안정돼 있는 남극에 관측장비를 설치해 관측에 성공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송용선 박사는 이번 발견에 대해 “초기 우주에 대한 연구가 상상의 세계에서 입증 가능한 과학의 세계로 들어서게 됐다”며 “앞으로 10년 정도면 급팽창이 일어난 과정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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