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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라드 전 호주 총리 "총리 때 성차별 경험 … 살인적 분노”"

호주 첫 여성 최고 지도자였던 줄리아 길라드(52·사진) 전 총리가 “총리 재임시 겪은 성차별적 경험들에 살인적 분노를 느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가진 페미니스트 작가 앤 서머스와의 인터뷰에서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은 퇴임 이후 이날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길라드가 청중 2600명 앞에서 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길라드는 “인터넷에 떠도는 역겨운 성차별적 사진이나 표현들에 대해 알고 있었나”라는 서머스의 질문에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 자유로운 성격상 너무 신경쓰지 않기로 했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건강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굉장히 속상했겠다”는 서머스의 위로에 길라드가 “그 감정은 살인적 분노에 가깝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하자 객석에선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실제로 길라드는 총리로 재임한 3년 동안 종종 성적 공격의 대상이 됐다. 한 야당연합 후보는 자신의 후원금 모금 행사에서 저녁식사 메뉴로 ‘빨간 박스에 든 줄리아 길라드 메추라기의 작은 가슴과 두꺼운 허벅지’를 올려 호된 비판을 받았다. 반정부시위대는 길라드를 마녀(witch), 암캐(bitch)로 부르며 비하하곤 했다.

 길라드는 “이런 일은 나 개인에게 일어난 것이지만, 결국 우리(여성) 모두에 대한 문제다. 우리가 만들려는 이상적인 세상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또 “총리가 되기 전에도 너무나 폭력적이고 추한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길라드가 상원의원일 당시 한 동료 의원은 길라드가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한 것을 두고 “이런 여자는 총리가 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었다.

 하지만 길라드는 “난 괜찮다”며 “여성이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고 합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객석에 있던 열한 살 소녀가 성차별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자 “절대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주저앉아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나는 총리로서 마지막 연설을 하는 순간에도, 절대 눈물 흘리지 말자. 절대 저들에게 ‘여자라 저렇다’는 만족감을 주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했다”고 말했다.

 길라드는 지난 6월 지지율 하락으로 당내 경선에서 패해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 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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