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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문재인 vs '전문점' 안철수

19대 대통령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말싸움만 보고 실제 각 후보의 생각을 가늠하긴 어렵다. 중앙일보는 그래서 각 후보의 평소 연설문, 발언록에 주목했다. 소셜네트워크분석(SNA) 전문기업 사이람, 커뮤니케이션 전문기업 도모브로더의 도움을 받아 주요 대선 후보 5인의 발언 169건 2만8000여 단어를 분석했다. JTBC가 최순실 씨의 태블릿PC에 대해 보도한 2016년 10월 24일부터 기자협회주관 TV토론이 있었던 지난 13일 사이의 발언을 대상으로 잡았다.   
 
☞어떻게 분석했나
연설문·발언록 등을 문단 단위로 쪼갠 뒤 단어를 추출했다. 이어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비슷한 주제끼리 그룹으로 묶었다. 기계학습(머신러닝)의 하나인 토픽모델링 기법이다. 그 뒤 후보별로 사용한 각 단어의 빈도를 측정했다.
 
‘큰 정부’ 지향하는 문재인, 생각이 많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말 하는 방식은 ‘백화점’ 스타일이었다. 어느 한 주제에 쏠리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고르게 언급했다. 발언은 ▶산업 구조조정(10.6%) ▶일자리(9.6%) ▶권력기관 개혁(8.6%) ▶지방 분권(8.2%) ▶지역 발전(7.5%) ▶출산·육아(7.1%) ▶재벌 개혁(6.6%) ▶경제성장(6.3%) 등 총 17개 주제에 걸쳐 있었다.
 
한두 개 집중적으로 언급한 주제가 없는 대신, 대부분의 주제에서 ‘정부’ ‘공공’ 등을 주요 단어로 사용한 게 특징이다. 문 후보 발언 주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도 ‘정부’ ‘공공’ ‘육성’ 같은 단어가 자주 사용됐다. 지난해 한진해운이 파산하고 올해 들어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공적자금을 수혈받으면서 산업 구조조정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문 후보는 이와 관련 정부 지원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19일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찾았을 때도 “해양선박금융공사 자본금을 4조~5조원으로 확대하고 정부가 공공선박 발주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분야 발언에서도 ‘정부’ ‘공공부문’ ‘국가’ 같은 단어가 빈출했다. 문 후보는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했다. 일자리 문제를 기업·시장에 맡기기 보다 정부가 나서 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4차산업혁명에 꽂힌 안철수
 
문 후보가 ‘백화점 스타일’이라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하나에 올인하는 ‘전문점 스타일’이었다. 안 후보의 발언 주제는 문 후보의 절반인 8개 영역에 그쳤다. 그마저도 4차산업혁명 등 미래산업(35.1%)에 집중됐다.
 
미래산업은 19대 대선의 주요 화두다. 5명의 대선 주자 모두 10대공약에 ‘4차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주제를 놓고 안 후보만큼 다양한 단어를 구사한 후보는 없었다. 안 후보가 사용한 단어는 총 384개로, 가장 적은 단어를 사용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36개)와 비교하면 10배 넘게 차이가 났다. 안 후보 다음으로 많은 단어를 사용한 문 후보(306개)와 비교해도 25% 정도 많았다.
 
안 후보의 미래산업 관련 발언 중에는 '교육' '학제개편' 등이 주요 단어로 포함됐다. 안 후보는 ‘초등 5년-중등 5년-직업교육 2년-대학 4년’으로 구성된 학제 개편을 공약했다. 여러 발언에서 “4차산업혁명을 위해 가장 먼저 고쳐야할 부분은 교육”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교육 문제도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이야기하다 보니, 정작 안 후보의 발언 중엔 교육 분야로 따로 묶인 단어가 없었다.  
 
미래산업 다음으로 발언 비중이 높은 분야는 외교·안보(11.1%)였다. 보수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안 후보의 ‘우클릭’ 행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용한 단어는 ‘미국’ ‘중국’ ‘설득’ 등이 고르게 분포해, ‘핵’ ‘미국’ 등을 주로 사용한 홍준표 후보와는 차이가 났다.
 
홍준표는 외교안보, 유승민은 재벌개혁, 심상정은 복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발언은 외교·안보(35.8%)에 집중돼 있었다. 홍 후보는 특히 ‘핵’ ‘북한핵’ 등의 단어를 많이 썼다.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로 강경한 안보관과 맞닿아 있다.
 
노인·서민(14.9%) 관련 발언 비중도 높았다. 김강민 사이람 상무는 “홍 후보의 타겟 유권자는 안보를 중시하는 노년층이다. 홍 후보가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보수' '새로운 보수'를 외치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발언은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었다.
 
외교·안보(10.8%) 분야에서는 ‘미국’ ‘한미동맹’ 같은 단어를 ‘중국’보다 더 비중있게 사용하며, 보수당 후보의 면모를 보였다. 반면 재벌개혁(11.1%) 분야에서는 ‘대기업’ ‘재벌총수’ ‘일감몰아주기’ ‘내부거래’ 등을 비판하며 ‘공정’과 ‘시장’을 주장,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보였다.  
 
유 후보가 가장 비중 있게 언급한 분야는 교육(12.7%)이다. ‘창업’ ‘4차산업혁명’ 등의 단어를 함께 써 안철수 후보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복지(20.1%)에 가장 많은 발언을 할애했다. 대상도 ‘장애인’ ‘어린이’ ‘여성’ ‘동물’ 등으로 다양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등급제’ ‘활동보조서비스’ ‘여성폭력방지기본법’ 같은 구체적인 법이나 대책도 주요 단어로 등장했다. 다른 후보들이 이 분야에서 ‘치매’ 등 자신의 주요 공약과 관련된 단어나 ‘여성’ ‘노인’ 같은 단어만 집중적으로 사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사=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그래픽=김하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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